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에서 매물이 늘고 호가가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추가 분담금과 보유세 부담 우려,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겹치면서 은마와 압구정·잠실 등에서 가격 하락 사례가 이어졌다.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76㎡는 30억원 급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38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가격이 하락해 이달 2일 3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도 호가를 낮춰도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린다는 현장 설명도 나왔다.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82㎡는 올해 7월 112억5000만원, 9월 100억원에 거래된 데 이어 이달 88억원에 팔렸다. 최근에는 87억9000만원 매물도 등장했다.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68㎡는 올해 6월 41억6000만원에서 9월 35억원에 손바뀜했고, 최근 34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도 작년 12월 46억2500만원 신고가 이후 가격이 내려 최근 40억원 급매물이 등장했다.
매물 증가세도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은마 매물은 세제개편안 발표일인 8월 3일 198건에서 이달 30일 419건으로 111.6% 늘었다. 신현대9·11·12차는 418건에서 505건으로 증가했고, 강남 3구 전체 아파트 매물은 2만2182건에서 2만9472건으로 7290건(32.9%)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조사에서 강남 3구 아파트값은 6주 연속 동반 하락했다. 강남구(-0.38%), 서초구(-0.35%), 송파구(-0.22%) 모두 전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추가 분담금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이 현실적인 부담으로 거론됐다. 세제개편안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부동산세 부담을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내년 1~3월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잔금을 치르려면 연초부터 처분을 서둘러야 한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