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내 서울시 명의 토지 795㎡(240평)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상속인들에게 넘기라고 판결했다. 서울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다.
대상 토지는 대치동 1020-2 일대에 있다. 상속인 측은 정 전 회장이 은마아파트 시행·시공 과정에서 1978년 서울시로부터 토지를 매입하고 대금도 지급했지만, 아파트 준공 뒤에도 소유권 등기가 서울시 명의로 남았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당시 매매계약서와 대금 지급 사실 등을 근거로 정 전 회장 측이 실질적으로 토지를 매수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등기상 시유지인 만큼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재산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판결 내용을 검토하고 항소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은마아파트 단지에서는 서울시와 조합, 정 전 회장 상속인 사이의 유사한 토지 소유권 분쟁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 재건축 조합은 토지 소유권 분쟁이 사업 추진 자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조합은 분쟁 토지를 향후 매도 청구 등으로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사업비와 조합원 분담금을 산정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분담금이 새롭게 급증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재산권 문제에는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하되, 은마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5850가구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현재 단지는 28개 동, 4424가구 규모이며,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철거 등을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