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가 강남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 첫 사례로 꼽히는 반포 현대에 부담금을 연내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부담금 부과 시점에 대한 해석이 국토교통부와 엇갈리는 가운데 재건축 조합들은 부과가 이뤄지면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에서는 같은 전용면적 주택의 매물 가격이 부담금 부담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사례가 나타났다. 전용면적 84㎡ 매물 가운데 35층은 57억원, 32층은 51억5천만원에 나와 있다. 57억원 매물은 매도자가 부담금을 내는 조건이고, 51억5천만원 매물은 부담금을 매수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조건이다.
재건축 부담금은 조합설립인가 시점의 종전 자산과 입주 시점의 종후 자산 가격을 비교해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과 공사비 등을 제외한 초과이익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조합에 부과된다. 트리니원은 2020년 관리처분 당시 서초구가 가구당 평균 4억200만원의 부담금을 통보했지만, 이후 일반분양가와 주변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가구당 7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용 84㎡ 매매가격은 급매 여부와 부담금 조건 등에 따라 45억원부터 최고 63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가운데 누가 부담금을 내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거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상황이라 원칙적으로 매수자가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설명이 있지만, 부담금의 부과 시점과 액수가 정해지지 않아 매도자가 부담하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부담금이 현실화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건축 부담금 부과 예정 단지는 전국 6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서울에는 46개 단지, 1만8천가구가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3월 27일 시행된 개정안은 부담금 부과 시점을 조합설립인가로 늦추는 내용을 담았고, 지자체장은 준공 후 5개월 이내 부담금을 산정해 조합에 통보하도록 했다. 아직 부담금이 실제 부과된 단지는 없다.
서초구는 반포 현대의 준공일과 부과기간을 고려해 연내 부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포 현대는 2021년 7월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서초구는 재건축 부담금의 납부·징수에 관한 법 조항이 개발이익환수법을 준용하며, 해당 법에서 징수 권리의 시효를 행사 가능 시점부터 5년으로 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포3주구와 신반포 21차, 신반포 18차 337동, 신성빌라 재건축 단지에서도 부담금 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2024년 3월 법 개정 이후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개정법 시행 전 부과종료시점이 도래한 사업의 부담금도 법 시행일부터 5개월 이내 결정·부과하도록 한 특례를 들어, 개정법 시행 후 5년 내인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서초구와 국토부의 해석 차이가 부담금 부과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재건축 조합들은 부담금이 실제 부과되면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실현이익에 부담금을 매기는 방식, 조합원별 취득 시점과 이익 차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 재개발과의 형평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일부 조합은 정상 주택가격 상승률 산정에 적용되는 지수와 지역 평균 상승률 기준에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우방1차 재건축조합은 사업 기간 중 인근 단지의 가격 상승률과 수성구 전체 상승률 간 차이를 들어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전 서구 용문동 1·2·3구역 재건축 단지에서도 가구당 1억∼2억원의 부담금이 예상된다는 조합 측 입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부담금 부과가 본격화할 경우 사업 지연과 도심 주택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장기 보유 여부 등에 따른 감면 기준도 사업 추진의 쟁점으로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