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비사업지 182곳에서 진행한 공사비 검증 201건에서 시공자가 요구한 증액분의 78.6%가 타당하다고 인정됐다. 검증 이후 최종 계약 금액을 확인하는 사후관리 절차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증은 재개발 107건, 재건축 89건, 도시환경정비 5건이었다. 서울이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는 45건이었다.
검증 대상 사업의 기존 계약 공사비는 총 51조7,749억원이었다. 시공자들은 이를 76조6,526억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고, 검증 결과 공사비는 71조3,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액 요구액 24조8,777억원 중 19조5,486억원이 인정됐다.
검증으로 삭감된 금액은 5조3,291억원으로, 시공자가 요구한 총공사비의 7.0% 수준이었다. 201건 가운데 152건은 삭감폭이 요구 공사비의 10% 미만이었고, 90건은 5%에도 못 미쳤다. 증액 요구액을 전혀 삭감하지 못한 사업장도 2곳이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증액분 인정률은 각각 79.0%, 77.7%로 집계됐다.
연도별 증액분 인정률은 2021년 73.2%, 2022년 79.5%, 2023년 74.4%, 2024년 83.3%, 2025년 80.8%였다. 올해는 8월까지 73.4%다. 요구 공사비 대비 삭감률은 4.9~9.4% 범위였고, 10%를 넘긴 해는 없었다. 요구 증액분의 90% 이상을 인정받은 사업장은 2024년 11곳, 2025년 12곳이었다.
연간 증액 요구 총액은 2021년 1조8,244억원, 2023년 3조282억원, 2024년 4조7,009억원, 2025년 8조9,85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완료된 29건에서 4조2,196억원의 증액 요구가 있었고, 이 가운데 3조990억원이 인정됐다. 건당 평균 요구 증액은 2021년 829억원, 2024년 1,306억원, 2025년 1,728억원이었다.
지난해 검증을 마친 서울 서초구의 5,002가구 재건축 사업장은 기존 공사비 2조6,363억원을 4조884억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증액 요구액 1조4,521억원 중 1조2,604억원이 인정됐고, 삭감액은 1,917억원이었다.
기존 계약 공사비가 총액으로 기재된 171건을 요구 인상률에 따라 나눠 분석한 결과, 인상률이 가장 낮은 그룹과 가장 높은 그룹의 증액 인정률은 각각 78.1%, 79.4%였다. 해당 그룹의 요구 인상률 중간값은 각각 20.9%, 73.9%였다. 수도권 한 정비사업에서는 시공자가 선정 당시 3.3㎡당 600만원 수준이던 공사비를 800만원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한국부동산원은 검증 이후 이행 여부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으며 최종 계약 공사비 자료도 보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합은 검증 보고서를 총회에 공개하면 되지만, 변경계약 금액과 검증 결과의 차이를 별도로 보고할 의무는 없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20% 이상이 요청하거나 공사비가 일정 비율 이상 오르면 검증을 받도록 하지만, 검증 결과를 계약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같은 사업장이 반복해서 검증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소재지와 가구수가 같은 사업장 기준으로 18곳이 두 차례 이상, 모두 37차례 검증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의 6,702가구 재건축 단지는 세 차례 검증을 받았다. 광주 북구의 3,214가구 사업장은 2021년 기존 공사비 5,344억원에서 7,286억원으로의 증액안을 검증받았고, 지난해에는 기존 계약 공사비 7,172억원과 시공자 요구액 1조831억원을 놓고 다시 검증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