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경기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토허제의 가격 억제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격을 누르는 효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월 둘째 주인 지난 12일 기준 전주보다 0.66% 올랐다. 같은 주 경기도 평균 상승률은 0.26%였다. 동탄구는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와 함께 지난 7월 5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추가 지정됐으며, 지정 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투기성 거래를 막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정됐지만, 동탄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14%로 집계됐다. 지정 전 기간도 포함된 수치지만 10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지정된 경기 지역에서도 지정 이후 상승률이 높아진 곳이 다수 나타났다. '10·15 대책'으로 지정된 12개 지역의 지정 전후 각 51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과천을 제외한 11곳에서 지정 후 상승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올해 10월 12일까지 성남 분당구는 21.7% 상승해 지정 전 51주간의 13.8%를 웃돌았다. 광명시는 1.8%에서 20.8%로, 용인 수지구는 5.2%에서 20.1%로 상승 폭이 커졌다. 안양 동안구와 수원 영통구도 지정 이후 각각 19.2%와 18.7% 올랐다. 반면 과천시는 지정 전 16.6%에서 지정 후 5.4%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추 지사는 국정감사에서 "투기수요 억제에는 효과가 있지만 오른 가격을 누르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부동산 거래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함께 신청하고 매입 목적과 이용계획 등을 심사받으며, 주거용으로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2년간 직접 거주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수할 때는 기존 임대차계약과 매수자의 입주 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무주택 매수자의 입주를 유예하고 있다. 지난달 유예 신청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고 임대차 갱신계약도 추가로 인정했지만, 무주택 매수자 요건과 입주 후 2년간 거주의무는 유지했다. 경기도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해 지정한 15개 지역 가운데 지난해 지정된 12곳은 올해 말 지정 기간이 끝나고, 올해 추가된 동탄구·기흥구·구리시는 내년 말까지 지정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실거주 수요를 제한하는 방식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호 지역의 지속적인 수요와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