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 규제가 아파트와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에 다르게 적용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와 임차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 실행 후 6개월 이내 전입해야 하는 규정이 세입자가 있는 비아파트 매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주택의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을 연장하고 갱신계약까지 유예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도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에 한해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를 유예하는 완화책을 내놨다. 다만 비아파트에는 별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아 대출 제한과 전입 의무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재개발 예정지 빌라를 매입하려던 무주택 신혼부부는 임대차 계약을 승계하려 했지만, 세입자가 거주 중인 상태에서는 대출 승인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 해당 빌라의 매매가는 6억 2000만원이며, 세입자는 2028년 8월까지 거주하는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은 5000만원, 월세는 95만원이다.
매수자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취득세 감면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제도는 취득세를 최대 200만원까지 감면하지만, 실거주 전입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감면 요건 충족이 어려워졌다.
매수자는 계약 만료 전 퇴거를 요청하며 합의금과 이사비로 400만원을 제안했지만, 세입자는 월세 상승 등을 이유로 800만원을 요구해 갈등이 생겼다. 임차인 보호 정책과 대출·세제 규제가 맞물리면서 세입자의 조기 퇴거를 압박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대출 과정에서는 임차인의 보증금 등을 대출 한도에서 빼는 ‘방공제’가 적용된다. 이에 비아파트의 세입자 낀 주택은 대출 한도가 낮아질 수 있지만, 여기에 전입 의무까지 더해져 정상적인 실수요 거래도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비아파트 매수자의 경우 임대차 계약 만료 뒤 전입을 허용하는 등 제도 보완 요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