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서울 압구정동 현대2차에서 같은 달 두 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15층 전용 196.84㎡는 102억원, 2층 전용 198.41㎡는 92억원에 거래됐다. 두 계약의 가격 차이는 10억원이다.
이 차이를 모두 한강 조망의 값으로 볼 수는 없다. 동과 방향, 내부 수리 상태, 임차인 승계 등 거래 조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강변 고가 주택에서는 층에 따라 조망이 거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강변 아파트의 선호는 주거 환경과 도시 개발의 변화 속에서 형성됐다. 국가기록원은 1970년 건설된 이촌동 한강맨션을 중·상류층을 위한 첫 대형 아파트로 설명한다. 중앙식 난방과 온수 공급, 넓은 공간 등 당시의 주거 설비도 아파트를 편리하고 고급스러운 집으로 인식하게 했다. 반포·여의도·잠실에 대규모 단지가 들어섰고, 정부 주도의 강남 개발로 조성된 압구정 아파트에는 사회 지도층이 이주했다.
서울기록원에 따르면 1982년 9월부터 1986년 9월까지 진행된 제2차 한강종합개발에는 시민공원과 올림픽대로, 하수관로·하수처리장, 강변 정비가 포함됐다. 한강은 도시의 배경을 넘어 시민들이 여가를 보내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강을 바라보는 주거 환경에도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다.
한강 조망이 언제나 주택 선택의 우선 기준이었던 것은 아니다. 2003년에는 압구정 현대6·7차가 현대1·2차보다 조망이 떨어져도 소음이 덜하고 방이 하나 더 있다는 점에서 가격이 높게 형성된 사례가 있었다. 강바람과 난방 문제도 한강변 구축 단지의 선호에 영향을 줬다. 2023년에는 강변 현대1·2차가 기존에 선호되던 남향과 편의시설 중심의 현대6·7차를 추월했다.
한강변의 주거 선호에는 풍경뿐 아니라 입지와 생활 환경, 단지의 설계와 브랜드가 함께 작용해왔다. 압구정 4구역 재건축이 ‘래미안’ 대신 ‘컬리넌’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한 사례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소개됐다. 2010년대 이후 새 고급 아파트는 조망을 설계와 브랜드에 결합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