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핵심지 가격을 낮추고 비핵심지 상승을 유도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부동산 평탄화 구상을 내놓았지만, 중저가 외곽 지역까지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는 강남3구 상승세가 주춤한 반면 성북·노원·강북구 등 외곽 지역의 오름세가 이어졌다.
최근 8주간 강남구 매매가격지수는 0.23% 하락했지만, 성북구는 3.18% 상승했다. 노원구와 강북구 등 비강남권도 상승 폭을 키우며 서울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는 흐름을 보였다. 고가 아파트는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거래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반면, 외곽 지역에는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고가 주택에 집중된 금융 규제로 상급지 진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외곽 중저가 아파트로 향하고, 전세 물량 감소와 전셋값 상승도 매매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상급지 가격을 누르는 정책이 시장 전반의 하향 안정보다 외곽 지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평탄화 발언을 두고 “평탄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가 맞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외곽 지역까지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지난 20년간 주택 공급 비중이 민간 90%, 공공 10% 수준이었다며 공공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민간 장기임대주택 등에 세제·금융 혜택을 제공해 민간 자본이 공급에 참여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핵심 거점의 공급과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함께 추진해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도심 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