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중저가 지역의 전월세 가격은 더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동북권 아파트 전세와 월세는 약 16개월간 각각 18.1%, 24.5% 상승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7일 서울시가 주최한 2026 서울주거포럼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의 아파트 가격 변화를 발표했다. 직전 16개월과 비교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37%에서 14.13%로 높아졌고, 전세는 4.96%에서 11.30%, 월세는 4.76%에서 12.60%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강북·노원·도봉·성북구를 묶은 동북권은 월세 상승률이 직전 16개월 4.13%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24.54%로, 전세는 4.71%에서 18.10%로 높아졌다. 매매가격 상승률도 3.45%에서 15.60%로 올랐다. 반면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14.38%에서 11.57%로 낮아졌다.
이 교수는 강남 등 고가주택 매매시장을 겨냥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강남권 매매 상승세가 꺾였지만, 그 영향이 한강변과 외곽지역으로 번져 중저가 지역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와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매물 유도 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들며, 현재의 전월세 급등은 물리적 공급 부족보다 주거 이동의 연쇄고리를 막는 매매시장 규제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전월세 시장에 미친 과거 영향도 제시했다. 2020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주변이 지정된 뒤, 규제지역 월세는 지정 후 1년 이내 비영향권보다 7% 더 올랐고 전세는 지정 1~2년 사이 2% 더 상승했다. 그는 2년 실거주 조건이 전월세 매물 감소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매매시장 규제를 순차적으로 되돌리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제시하면서 시장 불안이 우려되면 집값이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부터 우선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를 민간 임대주택 공급자이자 장기투자자로 보고, 장기 임대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급 정책은 재건축·재개발 중심에서 보완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10년간 서울에서 준공된 주택 약 64만가구 가운데 정비사업을 통한 아파트는 40%였다. 이 교수는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를 받아낼 주택이 필요하다며 비아파트와 비정비사업 주택의 단기 공급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