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 전역의 지목상 도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도로 지분 쪼개기 거래를 관리한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신규 지정을 결정하고 8일 발표했다. 지정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내년 10월 16일까지다.
서울시는 개발사업이 추진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도로를 통째로 사들인 뒤 지분을 작게 나눠 파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2024년 9월부터 모아타운 등 개발사업지 내 사도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지만, 최근에는 정비사업과 무관한 지역에서도 기획부동산의 소규모 지분 매각이 포착됐다. 개발계획이 없더라도 주변 지역의 개발 가능성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강남구 논현동의 도로 한 필지에는 개인 358명과 법인 4곳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인 두 곳이 2431.6㎡ 규모의 도로를 매입한 뒤 같은 해 6월부터 지분을 매각했다. 매각 면적은 1.65㎡부터 99.2㎡까지였다.
두 법인의 매입가는 ㎡당 약 110만6000원이었고, 지분 매각가는 ㎡당 약 600만원에 달했다. 단위면적당 거래가격은 5.4배로 뛰었다. 강남구 역삼동의 도로에서도 이와 유사한 소규모 지분 거래가 다수 확인됐다.
지분을 매입해도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확인된 거래 가운데는 계약면적이 1.65㎡ 또는 3.31㎡인 사례도 있었다. 소규모 공유지분은 토지를 독자적으로 이용하거나 처분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토허구역에서는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의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이전·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대상은 주거지역 6㎡, 상업·공업지역 15㎡를 초과하는 거래다. 토지 취득 목적과 실제 이용계획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논현동 사례처럼 거래 면적이 1.65㎡나 3.31㎡인 경우 허가 기준 면적에 미치지 못한다. 공유지분의 허가 대상 면적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규제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서울시의 구체적인 운용 기준이 관건이다. 토허구역 지정이 도로 매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이용 필요성과 관계 법령상 허가기준을 충족하면 거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