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 급매물이 늘고 같은 단지·면적 아파트의 호가 차이도 커졌다. 세금 부담이나 재건축 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집주인은 매도를 서두르는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호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두 달 사이 22% 넘게 늘었고, 증가분의 42%가 강남3구에 집중됐다.
8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콕집의 매물 호가 분석에 따르면, 강남3구에서 같은 단지·면적의 최고·최저 호가 차이가 10억원 이상인 곳은 지난 8월 3일 165개에서 이달 6일 193개로 늘었다. 최고·최저 호가 격차를 평균 호가와 비교한 지표는 이 기간 20.8% 확대됐다. 서울 전체는 10.7% 증가한 반면 전국은 0.1%, 경기도는 1%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의 호가 격차가 35.4% 확대돼 가장 컸다. 용산구는 26.8%, 강남구는 25.2% 늘었다. 도봉구는 7%, 강북구는 1.4%, 노원구는 1.2%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8월 3일 6만409건에서 이날 7만4011건으로 22.5%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처음 7만4000건을 넘어섰다. 늘어난 매물 1만3602건 중 5714건이 강남3구에 나왔다.
재건축 단지에서는 매도자 사정에 따른 호가 차이가 두드러졌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면적 107.31㎡는 같은 동에서도 호가 차이가 17억원을 웃돌았다. 103동 중층 매물은 45억7000만원, 저층 매물은 58억~60억원에 나왔다. 이 단지는 지난 2일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매물 중에는 지난달 16일 38억원에서 이달 1일 36억원으로 호가를 2억원 낮춘 사례가 있었다. 같은 면적 호가는 33억6000만~40억원으로 벌어졌다. 내년 초 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미도아파트 전용 115㎡는 저층 급매가 40억원, 중층 매물이 47억5000만원에 나왔다.
재건축 사업 일정도 일부 소유자의 매도 시점에 영향을 주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3년 넘게 지연되면 일정 요건을 갖춘 소유자는 예외적으로 지위를 넘길 수 있어,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에 매도를 서두르는 매물이 나올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강남3구에는 조합설립인가 후 3년이 지났지만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인 재건축 사업장이 16곳 있었다. 압구정25구역과 서초진흥, 잠실우성13차 등이 포함됐다. 추진위원회 단계 사업장은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통합재건축 등 12곳이었다.
장기 보유자의 매도도 늘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강남3구 집합건물 매도인은 1만36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줄었다. 반면 10년 초과 보유 매도인은 5767명에서 6267명으로 8.7% 증가했다. 전체 매도인 중 장기 보유자 비중은 39.7%에서 46%로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이 8일 발표한 10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는 강남구(-0.34%)와 서초구(-0.27%)가 9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0.19%)는 5주째 내렸다. 용산구(-0.01%)도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울 전체는 0.12% 올라 87주 연속 상승했고,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대문구(0.36%), 강북구(0.35%), 금천구(0.34%), 도봉구(0.32%)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