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소규모재건축사업에서 사업비 차입에 연대보증을 선 임원에게 같은 평형의 동·호수 우선선택권을 부여한 사안에 대해, 정관 제정·변경 절차가 준수됐다면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규모주택정비법 제34조 제2항은 사업시행자가 인가된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건축물을 토지등소유자에게 공급하도록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주택 공급 방법과 절차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시장·군수등의 승인을 받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규모주택정비법 제56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도시정비법 제40조는 조합임원의 권리·의무 등을 정관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두고, 정관 변경은 총회 의결과 시장·군수등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한다.
이 같은 규정에 비춰 조합원에 대한 동·호수 배정 기준과 조합임원의 연대보증 의무 및 보상은 정관과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할 수 있는 자치 규율의 영역이라는 해석이 제시됐다. 우선배정에 관한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금지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다만 일부 인가청은 관리처분의 형평성과 명문 규정의 부재를 이유로 관련 정관변경 인가를 거부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정관에 따라 공사도급계약의 연대보증인이 된 임원들이 동·호수 추첨 전에 해당 평형의 특정 동·호수를 선택한 사안을 심리했다. 법원은 정관이 그 대가로 우선선택권을 정했고, 정관의 제정·변경 절차가 지켜졌다면 임원들의 선택은 정관에 따른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우선선택 조치 자체보다 그 근거가 된 정관 규정이 적법한 절차로 성립했는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 정관이 유효하게 성립한 경우 우선선택은 해당 규정을 집행한 것으로 본다는 논리다.
관리처분계획의 형평성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봤다. 대지나 건축물이 균형 있게 배분되고 합리적으로 이용되도록 하는 계획이라면, 토지등소유자 사이에 다소 불균형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특정 소유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경우는 달리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상가조합원을 아파트조합원보다 후순위로 분양하도록 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해서도 재산권의 본질적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분양 순위에 차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평성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며, 재산적 가치의 침해 정도를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법리를 바탕으로 해당 법률 해설은 연대보증 임원에게 동일 면적 범위 안에서 동·호수 선택 순서의 우선권을 주는 정관 규정이 관계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분양 대상이나 평형, 권리가액, 분담금 등 재산적 이익의 배분은 바꾸지 않고 선택 순서만 조정한다는 점에서 조합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정관 변경은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 뒤 시장·군수등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정관 문언도 총회에서 의결한 실질적 내용에 맞춰 제출해야 한다. 이 절차를 지켰다면 형평성이나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가를 거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