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협의회가 지난 14일 정기회의를 열고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법령 개정 건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협의회장인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난개발 방지 방안 등을 추가 검토한 뒤 오는 12월 국토교통부에 정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한 이양안은 서울시가 가진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25개 자치구로 넘겨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자는 내용이다. 이날 제204차 정기회의에서 수정 가결된 안건에는 권한 이양 대상 규모를 500가구 미만에서 구역면적 3만㎡ 미만으로 변경하고, 경미한 변경 범위를 10% 이하에서 20%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받는 소규모 사업지의 통합심의위원회 구성도 포함됐다.
당초 초안은 500가구 미만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정비구역 지정 뒤 건축계획에 따라 가구 수가 달라질 수 있어 면적 기준으로 바꿨다. 같은 대지면적과 용적률을 적용하더라도 85㎡형을 넘는 중대형으로 계획하면 500가구 미만이 될 수 있고, 40~50㎡ 규모의 소형으로 구성하면 500가구를 넘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구역면적은 원칙적으로 2만㎡ 미만 기준을 적용하고, 특수한 경우에만 3만㎡까지 허용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공항 주변 고도지구나 경관지구 등 추가 규제를 받는 곳은 500가구 건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일반주거지역의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으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시행령의 단서 조항으로 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고도제한을 받는 경우와 일반주거지역에서 주거정비형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등이 예시로 거론됐다.
건의안에는 경미한 변경 범위를 확대하면서 공공시설의 용도와 규모 변경도 포함했다. 사업 초기에 정한 공공시설이 사업 진행 중 주민 수요와 달라질 수 있어,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다시 밟지 않고 주민이 원하는 시설을 반영하자는 취지다. 청년 기숙사와 체육시설, 데이케어센터 등이 최근 수요가 높아진 시설로 언급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한 곳에서 신속통합기획 정비구역 심의를 맡고 있어 인허가가 지연된다는 점도 권한 이양 추진 배경으로 제시됐다. 자치구별로 지정 업무를 나누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의회는 지정 권한이 이양될 경우 정비구역 지정이 남발돼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보완책을 건의안에 추가하고, 오는 12월 국토교통부에 법령 개정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