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첫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의 이사 고민이 이어졌다. 입주 당시 낮은 보증금으로 전세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집주인의 실거주 움직임에 매물이 줄고 전셋값은 올랐다. 단지 내 전세 물건이 10개도 안 된다는 중개업소 설명도 나왔다.
총 1만2032가구 규모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024년 11월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당시 맺은 2년 전세계약의 만기가 차례로 다가오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신규 계약이나 갱신에 앞서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특히 59㎡ 전세 물건이 없다고 전했다.
매물 감소 배경으로는 집주인의 실거주가 꼽혔다.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에는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며, 전세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마련한 집주인은 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3년이 되는 내년 11월 이전에 거주를 시작해야 한다. 입주 초부터 실거주한 일반분양자의 의무 기간은 올해 말 끝나지만, 현장 중개업소들은 이들 가운데서도 계속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있다고 전했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조합원도 주택을 팔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주기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보증금 인상 폭이 기존 계약의 5% 이내로 제한되는 만큼, 중개업소들은 현재 시세와의 차이를 고려해 실거주를 택하는 임대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로 이사를 위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는 인근 구축 아파트를 알아보거나 월세 전환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입주 당시보다 크게 올랐다. 입주 당시 보증금 6억원 안팎이던 59㎡는 지난달 5일 13억원에 계약돼 전세 신고가를 기록했다. 84㎡도 입주 당시 8억~9억원대에서 지난달 17일 16억5000만원에 계약돼 최고가를 나타냈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더 내겠다고 제안해도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겠다며 거절하는 사례가 있었다.
중개업소에서는 전세계약 기간을 둘러싼 다툼과 연락이 끊기는 사례도 거론됐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경우는 전세계약 10건 가운데 1~2건 정도라는 현장 설명도 나왔다. 세입자가 이사비 보장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으며, 중개업소들은 대출 규제와 집주인의 실거주가 매물 이동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집주인의 실거주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강남권 고가 주택에서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