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공사비 분쟁을 거쳐 조합과 시공사가 합의한 공사비가 기존보다 평균 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분쟁·조정 사례는 69건이며, 변경 전후 공사비가 확인된 55건의 평균 증액률은 39.0%였다. 이 가운데 16건은 50% 이상 올랐고, 기존 계약의 두 배 넘게 증액된 사례도 3건이었다.
분쟁 발생 연도별 평균 증액률은 2023년 41.4%, 2024년 33.0%, 지난해 51.9%였다. 올해 발생한 분쟁 15건 중 최근 합의한 9건의 평균 증액률은 26.5%였다. 개별 사업장에서는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조합이 지난 2월 시공사 포스코이앤씨와 3.3㎡당 공사비를 678만원에서 1128만원으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합의액은 기존보다 66.4% 상승한 금액으로, 시공사가 당초 요구한 1609만원보다는 낮았다.
관악구 봉천4-1-3구역은 3.3㎡당 공사비를 477만원에서 774만원으로 62.3% 올리는 데 합의했다. 동작구 노량진7구역은 41.7%, 성북구 장위6구역은 40.7% 증액됐다. 협상 중인 동작구 노량진4구역에서는 현대건설이 478만원에서 942만원으로 97.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량진5구역에서는 대우건설이 549만원에서 893만원으로 62.7% 높은 금액을 제시했고, 은평구 수색8구역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50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63.2% 증액을 요청했다. 시공사들은 물가 상승,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 면적 확대, 마감재 고급화 등을 인상 사유로 들었다.
공사비 상승에는 자재비와 인건비 인상, 공사기간 연장, 설계 변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공사비지수는 2023년 평균 127.90에서 올해 8월 138.74로 8.5% 올랐다. 다만 사업장별 최초 계약 시점이 다르고 증액분에 설계 변경과 공사 면적 확대 비용이 포함돼 공사비 증액률과 지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분쟁이 길어지면 착공이 늦어지거나 착공 이후 추가 공사비 갈등이 이어질 수 있어 조합의 사업비 부담과 주택공급 일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서울시는 주택공급 지연을 막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공사비120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과 공사 계약, 공사비 검증, 분쟁 조정, 합의 이후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통합 창구로, 변호사와 도시정비 전문가 등 33명으로 전문 상담 인력풀을 구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연내 착공을 추진하는 11개 정비사업 조합과 5개 시공사, 8개 자치구도 공동협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증액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 결과가 실질적인 조정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