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기업공개(IPO) 인수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금융투자업계 확인 결과 국내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가운데 8곳인 한국·미래·NH·삼성·하나·키움·신한·대신증권은 인수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했고, KB증권은 개별 거래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국내 증권사의 관련 신고나 보고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오는 11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달러(약 2천680조원)로,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려면 국내 증권사가 미국 현지 인수단을 통해 확보한 공모 물량을 배정받아야 한다. 앤트로픽의 대표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다. 국내 증권사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투자자에게 청약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다.
증권사들이 참여에 신중한 배경으로는 지난 5월 스페이스X 상장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사례가 거론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현지 인수단에 참여해 국내 투자자의 청약을 추진했지만 최종적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를 진행하면서 해외 IPO 청약 추진에 따른 규제 부담도 부각됐다.
최근 AI 기업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모주 청약에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청약증거금을 납입해야 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도 부담으로 거론됐다. 다만 환율 여건이 스페이스X 상장 당시보다 개선돼 환율만으로 불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 투자자는 앤트로픽 상장 이후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를 통해 직접 매수하거나, 앤트로픽 주식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투자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의 대형 해외 IPO 참여 여부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와도 관련된 과제로 거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