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입자금에서 갭투자에 활용되는 임대보증금 비중이 줄고 증여·상속과 가족·지인 간 차입 등 사적자금 비중이 커졌다. 올해 1~8월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광진구를 제외한 24곳에서 사적자금 비중이 임대보증금을 넘어섰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8월 서울 주택 매입자금은 71조1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여·상속은 4조5821억원(6.44%), 가족·지인 간 차입 등이 포함된 ‘그 밖의 차입금’은 3조6363억원(5.11%)이었다. 두 항목을 합친 사적자금은 8조2184억원으로 전체의 11.55%를 차지했다.
반면 취득주택의 임대보증금을 매입자금으로 신고한 금액은 4조6292억원, 비중은 6.51%였다. 임대보증금은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승계하거나 새 임차인의 보증금을 주택 구입에 활용하는 갭투자 자금이다. 임대보증금 비중은 2025년 14.83%에서 올해 6.51%로 하락했고, 사적자금은 6.88%에서 11.55%로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지난해까지 사적자금 비중이 임대보증금을 앞선 곳이 없었지만, 올해는 광진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역전됐다. 사적자금 비중은 용산구가 15.63%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 15.29%, 동작구 13.95%, 영등포구 13.11%, 강남구 12.70%, 중구 12.47%, 송파구 12.25%, 마포구 12.13% 순이었다.
증여·상속 비중은 성동구가 8.90%로 가장 높았다. 동작구 7.36%, 송파구 7.34%, 강동구 7.30%, 영등포구 7.25%, 용산구 7.24%, 강남구 7.07%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송파·강남·서초 등 강남 3구의 사적자금 조달액이 상위권이었지만, 올해는 거래금액 대비 증여·상속 비중이 높은 지역에 성동·동작·강동·영등포 등 비강남권 자치구가 포함됐다.
서울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지난해 22.69%에서 올해 22.30%로 소폭 하락했다. 임대보증금을 활용한 매입이 줄어든 자리를 증여·상속, 사적 차입, 주식·가상화폐 매각대금 등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갭투자가 빠진 자리를 ‘부모 찬스’와 ‘가족 찬스’가 고스란히 채웠다”며 대출과 전세를 활용하기 어려워져 서울 주택시장이 물려받을 자산이나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세습형 주택시장’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로 시장을 이기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