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스페인 세비야 메트로폴 파라솔 일대에서 주거비 상승에 항의하는 청년들의 텐트 농성이 이어졌다. 포르투갈 포르투의 돔 주앙 1세 광장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관광객 대상 단기숙박시설 확대와 부동산 투기가 주거비 부담을 키운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세비야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이 이어졌으며, 지난 12일 기준 텐트는 약 200개 설치됐다. 시위대는 임대료 규제와 강제퇴거 제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주거용 주택의 관광숙박시설 전환 금지 등을 요구했다. 포르투에서 지난 10일 시작된 농성은 리스본으로 확산했고, 지난 20일 경찰이 농성장 철거에 나선 뒤 리스본에서는 시위 참가자 55명이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스페인 청년위원회(CJE)가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서 지난해 스페인 평균 주택 임대료는 월 1176유로로, 청년 월평균 순급여 1191유로의 98.7%에 달했다. 평균 임대료는 2023년 말 월 968유로에서 지난해 1176유로로 2년 새 21.5% 상승했고, 청년 월급 대비 임대료 비율도 92.1%에서 98.7%로 높아졌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16~29세 청년 비율은 2015년 22.1%에서 지난해 14.5%로 낮아졌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U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임대료는 3.0% 상승했다. 포르투갈 주택 매매가격은 16.5% 올라 집계 가능한 EU 26개국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스페인은 12.1% 상승했다.
국내 대학가에서도 월세 부담이 커졌다. 다방이 지난 7월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의 보증금 1000만원,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을 분석한 결과 평균 월세는 62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58만1000원보다 7.7% 올랐다. 평균 관리비는 7만5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승했고, 월세와 관리비를 합친 월평균 주거비는 70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주거비는 850만8000원이었다.
대학별 월세와 관리비 합계는 이화여대 인근이 평균 8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연세대 인근 75만8000원, 한국외대 인근 75만5000원 순이었다. 서울대 인근 원룸 평균 월세는 지난해 7월 42만3000원에서 올해 7월 53만3000원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8월 서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69.9%라고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1%보다 5.8%포인트 높았다.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홍콩계 위브리빙 등이 진출해 코리빙·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코리빙 주택은 총 7377실로 마포구 1055실, 동대문구 974실, 금천구 840실 순이었다. 서울 코리빙 투자 규모는 2024년 1970억원에서 지난해 3850억원으로 늘었고, 전용면적 ㎡당 평균 월 임대료는 2023년 1분기 4만8000원에서 올해 1분기 6만4000원으로 상승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비아파트와 원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임대인 우위의 시장 구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며,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비교적 저렴한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