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전세·월세 관련 지표가 함께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는 15일 최근 시장이 2021년 하락장 진입 직전과 유사한 흐름이라며, 상승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통상 매매 수요가 주춤하면 전세나 월세로 옮겨가지만, 현재는 세 가지 거래 형태가 모두 감소하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2021년에도 매매·전세·월세가 줄었는데 가격은 올랐다며, 추석 이후 매수세와 가격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추격 매수를 뒷받침할 실수요자의 자금 여력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설명이다.
서울 외곽의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15억원 이하 주택의 6억원 대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등을 거론하며, 집값이 빠르게 오른 뒤에는 이자 부담 때문에 추격 매수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연봉 7000만원 이하 가구의 경우 5억원 안팎을 대출받으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200만~250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들었다.
한 교수는 노원구 아파트값이 6억원에서 8억원으로 오르며 “2억에 대한 이자가 오버슈팅이 났다”고 말했다. 노원구 등 외곽과 마포·용산·성동에서도 매물은 늘고 실제 거래는 줄었다고 주장했다. 또 국채 금리가 4.4%를 넘어선 상황을 언급하며, 국내 자영업자와 기업이 4%를 감당하기 어렵고 전반적으로 자금이 마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승세가 강남권에서 마포·용산·성동과 노원·도봉·강북을 거쳐 과천·하남·광명·오산·평택 등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한 것도 하락 전환이 가까워졌다는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한 교수는 추가 상승세가 번질 지역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3기 신도시 등의 분양가가 자재비 상승폭보다 과도하게 책정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광역교통망(GTX) 설치 비용이 분양가상한제에 적절히 반영됐는지 검증하고, 강남 서리풀지구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의 분양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기 확정해 발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