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의 반도체 산업 관련 집값 상승세가 분당 등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가운데, 동탄에서 집을 판 뒤 분당으로 옮기는 사례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에서도 영통구와 분당구가 강세를 보였고, 강남권에서는 경기 남부 매수자의 움직임을 살피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이파크분당 163㎡는 지난 9월 23억9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최고가 24억원(6월·15층)보다는 낮지만, 직전 거래가인 21억3000만원보다 2억6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파크뷰 139㎡도 지난 9월 32억원(16층)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인 29억원(6월·10층)보다 올랐다. 올해 2월 기록한 최고가 32억7000만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동탄역 인근 아파트를 높은 가격에 판 뒤 분당으로 옮긴 50대 매수자가 확인됐다. 분당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중장년층 선호도가 높고, 삼성전자 임직원이 아닌 경기 남부 거주자도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층의 집 구경도 이어지지만, 집값과 자금 여건이 맞지 않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중개업소는 설명했다.
매수자들이 대출 여력을 고려해 계약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아이파크분당 172㎡의 실거래가가 25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KB부동산 시세는 23억7500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규제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되며,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5일 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수원시 영통구가 0.6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성남시 분당구는 0.56%를 기록했다. 그 전주(9월 28일 기준)에는 화성시 동탄구가 0.47%로 전국 1위였고, 성남시 중원구와 수원시 영통구는 각각 0.39%, 0.37% 상승했다.
정재훈 단국대 교수는 동탄 등 경기 남부 거점의 집값이 오르며 분당·강남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자, 상급지에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을 늘린 1주택자들이 교육과 장기적인 자산 방어를 고려해 상급지로 옮기는 수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일자리와 투자 확대가 경기 남부에서 자산 축적과 주택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형성된 자금의 이동이 강남권 핵심 단지의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