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요구한 공사비 증액분 대부분이 한국부동산원 검증 뒤 감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최근 5년간 검증을 받은 166개 사업장 가운데 164곳에서 증액 요구액이 줄었으며, 감액 규모는 4조 16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증액 요구액의 절반 이상이 감액된 사업장은 10곳이었다. 서울 서초구 A 정비사업장은 시공사가 1076억 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검증 과정에서 약 62%인 668억 원이 감액됐다. 경기도 B 사업장은 2108억 원 요구액 가운데 485억 원만 인정돼 약 77%인 1623억 원이 삭감됐다.
검증 과정에서는 입찰 당시 무상 제공하기로 한 특화 품목을 유상으로 바꾸거나, 마루 면적에 붙박이장 아래 면적을 포함해 산정한 사례가 확인됐다. 1층과 필로티 층에는 설치되지 않는 피난구를 전 가구에 적용해 공사비를 산정한 경우도 있었다.
공사비 검증은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조합원 20% 이상이 요구하면 신청할 수 있고, 공사비 증액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의무 신청 대상이 된다. 검증기관은 시공사가 제출한 증액 내역을 표준시장단가와 물가자료 등에 견줘 적정 공사비를 산정한다. 처리 기한은 증액분이 1000억 원 미만이면 60일, 1000억 원 이상이면 75일이다.
다만 검증 결과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의무 대상 사업장이 검증을 받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 과도한 증액 요구가 확인돼도 결과를 계약에 반영하도록 강제하기 어려운 구조다. 복 의원은 정당한 공사비 증액은 보장하되, 의무검증 대상의 신청 기한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청하지 않을 경우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