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연말까지 수도권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에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반대했다.
20~23일 학계·금융권·건설·시행업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1%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락을 예상한 응답은 2%였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86%가 1% 이상 상승을 전망했다. 집값 상승세가 ‘내년 하반기’(34%)나 ‘2028년 이후’(25%)까지 이어질 것이란 응답도 많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응답자의 99%가 연말까지 1%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이 중 ‘3~4%대 상승’을 예상한 비율은 48%였다. 수도권 전셋값도 연말까지 상승한다고 본 응답이 92%였으며, 전체 응답자의 47%는 3%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강화 방안에는 ‘매우 반대’가 48%, ‘반대’가 35%로 나타났다. 전·월세 시장 안정 방안으로는 ‘민간임대 공급 활성화’(6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51%), ‘실수요자 전세대출 지원’(50%) 순이었다.
전·월세 상승세,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
설문 응답자들은 매매가격보다 전셋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을 묻자 48%가 ‘34%대 상승’을 골랐다. ‘12%대 상승’은 32%, ‘5% 이상 상승’은 19%였다.
서울 전셋값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99명 가운데 45명(45.5%)은 상승세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2028년 이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 응답은 34명(34.3%)이었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한 요인으로는 전·월세 물건의 **‘잠김 현상’**이 꼽혔다. 전셋값 상승 이유를 묻는 복수응답에서 99명 중 81명(81.2%)이 ‘실거주 강화 정책에 따른 임대 물건 감소’를 선택했다. ‘입주 물량 감소’는 65.7%,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 전환 수요 증가’는 27.6%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전세 매물이 감소한 게 임대료 상승 압력을 키웠다”며 전세 물건이 줄어들수록 가격 상승 탄력이 더 커지는 ‘수급 왜곡’ 현상을 우려했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압박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연쇄 상승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연말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1% 이상 오를 것으로 본 전문가 100명 중 86명 가운데, 53명(61.6%)은 ‘전·월세 가격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가장 많이 언급된 원인은 ‘신규 주택 공급 부족’으로 76명(88.4%)이 선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거주 의무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세 부담 증가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임대차시장의 가격 불안이 지속되자 임차인이 중·저가 지역에서 매수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매매가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는 ‘민간 임대 공급 활성화’(68%)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 및 실거주 의무 완화’(51%), ‘실수요자 전세대출 지원’(50%)이 뒤를 이었다.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소득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41%였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매수 주택에 최소 2년의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