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22일 국회 국정감사를 맞아 국가유산청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의 법적 근거와 세운지구 내 다른 구역과의 형평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법적 의무가 없는 평가를 강제하고 있다며 인허가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배경은 문화재 심의 기준의 변경이다. 2010년 당시 문화재청은 종묘 주변 문화재보호구역(100m) 밖에 있는 세운2·3·4·5구역과 세운6-1~6-4구역 등 세운지구 전체를 별도 문화재 심의 대상으로 지정했다. 세운3-4·3-5·3-6·3-7구역과 세운6-3구역 등이 심의를 받았고, 세운3-5구역은 2016년 역사문화환경 저해 우려로 심의가 부결돼 건축행위가 중단됐다. 세운4구역도 문화재 심의를 15차례 거쳤지만 사업성을 확보하지 못해 개발이 장기간 중단됐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2017년 1월 세운지구 전체에 적용하던 별도 심의 조항을 삭제했다. 문화재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어 문화재 영향검토를 생략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처리하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세운3-4·3-5구역은 같은 해 2월 문화재 심의 요청을 취하했고, 문화재청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후 이들 구역은 별도 심의 없이 개발을 진행했다. 주민 측은 2024년 세운3-2·3구역과 세운5-1·3구역이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을 때도 문화재 심의나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올해 5월 세운4구역에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와 인가 절차 유보를 명령했다.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되돌리기 어려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주민들은 같은 세운지구의 다른 구역에는 요구하지 않은 평가를 세운4구역에만 명령한 이유와 법적 근거를 밝혀달라고 했다. 세운4구역은 종묘 경계에서 약 170m 떨어져 법정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100m) 밖에 있다. 주민대표회의는 2023년 2월 문화재청이 세운4구역 협의 기준은 의무적 이행사항이 아니라고 회신했다며, 과거 입장과 달라진 기준을 문제 삼았다.
세운4구역은 올해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았지만, 8월과 9월 매장유산 심의가 보류돼 착공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년간 약 3만1000㎡ 부지의 정밀발굴조사를 마쳤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와 매장유산 심의를 분리해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22년째 착공하지 못한 상태이며, 주민대표회의는 금융비용 등을 포함한 누적 사업비가 약 8000억원, 매월 이자비용이 2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