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이달 1일 서울, 3일 대전에서 ‘2026 정비사업 정책방향 권역별 설명회’를 열고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내용을 안내했다. 전국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정비업체, 신탁사, 공공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해 동의율 완화와 착공 인센티브, 분쟁 중재 등 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정비업계는 발표된 지원책이 사업 초기 단계에 치우쳐 있고, 공급과 직결되는 관리처분 이후 착공 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사비 분쟁 중재 전담기구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고 관련 법 개정도 지연되고 있어,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업 초기 지원에 무게…후반기 지원은 제한적
국토부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공공재개발 사업시행자 지정요건을 67%에서 60%로 낮추고, 시공자 선정 절차 기한은 20일에서 7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형주택을 3분의 2 이상 공급하면 공원·녹지 기부채납 기준을 가구당 3㎡에서 2㎡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업 후반 지원으로는 관리처분인가 후 2년 안에 착공하는 재개발 조합의 취득세 감면율을 높이고,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감면 상향분을 추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은 기본형건축비의 80%에서 100%로 한시 인상한다. 중재판정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는 전담기구와 신속 인허가 센터, 이주수요 관리 협의체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서울 정비사업장 12.7%만 착공
업계는 취득세 감면은 실제 착공해야 적용되고, 임대주택 인수가격은 사업 말미에 정산되는 만큼 착공 직전 사업성 악화로 멈춘 현장에는 도움이 제한적이라고 본다. 현장에서는 이를 문턱을 넘도록 돕기보다 넘은 뒤 보상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기준 서울 472개 정비사업장 가운데 착공에 들어간 곳은 **60곳(12.7%)**이었다. 정비구역 지정 54곳, 추진위원회 설립 61곳, 조합설립 119곳 등 초기 단계 사업장은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모아타운 등을 통해 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은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착공 물량은 2,000가구 수준이다. 업계는 관리처분 이후 착공 단계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명회에서 안내한 정책 상당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동의율 완화와 용적률 관련 조항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지난달 20일과 26일에 이어 대전 설명회가 열린 3일에도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다.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1~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 중재기구·사업성 규제완화 미정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은 결과에 구속력이 없어 시공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제할 수단이 없다. 중재 전담기구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구성과 운영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공사비 갈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현장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시행령에서 중재 대상과 신청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안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유예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선 등 사업성 안정화 방안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는 착공 이후 정산하는 인센티브보다 착공 전 비용 부담을 낮추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보증료 할인 대상을 이주비·부담금대출보증까지 확대하고 요율 체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공사비 검증 결과에 구속력을 부여해 증액 협상에 따른 지연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의율을 5%포인트 낮추는 것보다 관리처분 이후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1년 줄이는 편이 주택공급과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착공을 앞둔 현장의 비용 부담과 지연을 줄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