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제개편안 발표 후 두 달간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장기 보유하다 매도한 소유주가 695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남3구 매도자는 1297명으로 서울 전체의 약 20%를 차지했다. 고령층과 장기 실거주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8·3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부터 9월 29일까지 서울의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판 소유주는 1만6698명이었다. 이 중 보유 기간이 10년을 넘는 매도자는 6958명으로 약 42%였다. 올해 1~2월의 장기보유 매도 비중 36%(2만1636명 중 7711명)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정부의 확정안에는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12억원과 종합부동산세 세 부담 상한 150%가 유지됐다. 반면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신설, 보유 요건의 단계적 폐지 등 고가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도 남았다. 세제 개편이 현실화하기 전에 은퇴 고령층 등이 절세를 위해 매도를 서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강남3구에서는 강남·서초·송파구를 합쳐 장기보유 매도자 1297명이 나왔다. 반포·압구정·청담·잠실 등 시세 30억원 이상 단지가 모인 지역에서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며 간헐적으로 거래됐다.
보유 기간별로 강남구는 20년 초과가 15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년 초과15년 이하 149명, 15년 초과20년 이하 99명이었다. 서초구는 10년 초과15년 이하 133명, 20년 초과 123명, 15년 초과20년 이하 59명이었다. 송파구에서는 각각 237명, 209명, 129명으로 집계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장기간 실거주한 1주택자들이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전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소득이 없거나 주택 가격이 높아 증여가 어려운 소유자들도 세제개편안 발표 뒤 매도 쪽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나 월세를 주며 보유를 이어가려는 사람도 있어 강남3구의 매도 비중이 계속 커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남3구와 달리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강벨트와 중저가 자치구에서는 10년 초과~15년 이하 보유자의 매도가 두드러졌다. 보유 주택을 팔고 상급지 급매물을 사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구의 해당 기간 매도자는 108명으로 보유 기간 구간 중 가장 많았다. 강서구 143명, 성북구 129명, 동작구 116명, 마포구 109명, 강북구 70명이었다. 고 교수는 올해 중저가·한강벨트의 집값 상승 폭이 커지면서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3구에서는 절세 매물이 늘며 아파트 호가가 낮아진 단지가 잇따랐고, 가격은 한 달간 하락세를 보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 정책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지역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금리 상승에 투자심리도 약해져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