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재개발 사업의 의무 임대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임대주택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성남시는 지난 6일 재개발 의무 임대 비율을 총가구 수의 12%에서 10%로 낮춘다고 고시했다. 대상은 수정·중원구 원도심의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 7개 구역과 생활권계획 재개발 사업 7개 구역 등 14개 구역이다. 새 비율을 적용하려면 정비계획이나 사업시행계획을 바꿔야 하며, 상대원2구역은 이를 위해 연말께 총회를 열기로 했다.
성남시는 공사비 상승과 서울공항 고도 제한으로 사업성이 악화한 점을 조정 배경으로 들었다. 시 관계자는 2024년 재개발 허용 용적률을 265%에서 280%로 높였지만 높이 제한 탓에 활용하기 어려운 구역이 많다며, 이번 조치로 원도심 재개발 임대주택이 약 980가구 줄어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개발 의무 임대 비율은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서울은 10~20%, 경기·인천은 5~20%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정한다. 서울은 15% 또는 연면적 기준 10%를 적용한다. 인천은 의무 비율을 없앴다가 2020년 국토부 고시 개정 이후 법정 최저치인 5%를 적용하고 있다. 안양은 2021년 8%에서 12%로 높였고, 부천은 8%, 수원은 7%, 광명은 5%다.
광명시는 지난 8월 철산·하안 재건축 사업에서 친환경 인센티브로 받은 용적률의 3.75%를 공공임대에 활용하도록 요구했다. 주민 반발 이후 시는 해당 비율을 1% 수준으로 낮췄다.
서울에서는 용적률 상향에 따른 임대주택 부담이 쟁점이다. 재개발 기본 의무비율과 별도로 재개발·재건축은 늘어난 용적률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서울시는 사업성 개선을 위해 이 비율을 30%로 낮춰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의 임대 비율은 장위14구역 18.9%, 한남3구역과 북아현3구역 각각 17.1%, 은마아파트 15.5%, 잠실주공5단지 13.0%, 압구정3구역과 목동14단지 각각 12.4%다.
임대주택 인수 가격과 공사비 간 차이도 정비사업 조합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공공임대 표준건축비는 2023년 2월 이후 3.3㎡당 약 370만원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재개발 임대주택 인수 가격을 기본형건축비 기준으로 올렸지만 실제 공사비의 60% 안팎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용면적 59㎡ 주택은 한 가구당 약 7400만원, 84㎡는 약 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추산도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