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의 역설을 풀기 위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좋은 도시공간을 확충하는 국토공간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후 공간 정비와 기반시설 확충에 더해 일자리·주거·교통·교육·의료·문화가 함께 갖춰진 도시를 조성하고, 광역 교통망과 산업·지식 네트워크로 연결하자는 제안이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는 전국 인구의 51.1%, 일자리의 53.7%가 집중됐고 주택은 전국의 46.8%였다. 지난 10년간 수도권의 인구와 주택 비중은 각각 1.4%포인트 늘었지만 서울의 인구 비중은 감소했다. 일자리는 서울에 집중된 채 주거 기능이 외곽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로 시가화 면적을 비교하면 수도권의 1인당 면적은 29㎡로 도쿄 50㎡, 파리 61㎡, 뉴욕 80㎡보다 작았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수도권의 1인당 도시지역 면적은 59.8㎡로 지방의 174.3㎡에 못 미쳤다. 2020년 기준 60분 이상 통근하는 사람의 비율은 수도권 18.1%, 지방 4.4%였다.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서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율(PIR)은 16.3배로 2020년 13.5배에서 상승했다. 수도권의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은 33㎡로 지방의 40.2㎡보다 작았다. 주거비 부담과 좁은 주거 공간, 긴 통근을 주택 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사람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교육·의료·문화·여가에 접근할 수 있는 생활환경 전반을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기존 도시의 노후 공간을 정비하고 인프라를 보충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이미 밀도가 높은 도시의 재정비만으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택만 공급하는 신도시가 아니라 여러 생활 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하고, 도시 간 연결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국토 전반으로 넓히자고 제안했다. 부동산 문제를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공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