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에서 면적이 작더라도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3.3㎡당 매매가격이 1억원을 넘는 사례도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매매계약이 이뤄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용 40㎡ 이하 아파트는 7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2건보다 약 14% 증가했다. 이달 거래분의 신고 기한은 10월 말까지여서 실제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했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 아이파크’ 전용 28㎡는 지난달 7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 4월 20일 10억1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공급면적 36㎡(10평)를 기준으로 환산한 3.3㎡당 가격은 1억482만원이다. 해당 주택은 방 1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된 사실상 원룸형 아파트다. 신혼부부 두 명이 살기에도 넉넉하지 않은 면적이지만, 강남권 아파트 중 매입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 34㎡도 이달 7일 15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공급면적 49㎡(14평) 기준 3.3㎡당 가격은 1억455만원이다. 이 아파트 역시 거실과 침실 1개, 욕실 1개로 이뤄진 초소형 주택이다.
송파구에서도 비슷한 거래가 있었다. 이달 18일 15억원에 거래된 ‘리센츠’ 전용 27㎡는 공급면적 42㎡(12평)를 기준으로 3.3㎡당 가격이 1억1728만원에 달했다.
현장에서는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를 살 자금은 부족하지만 강남 입성을 원하는 신혼부부와 학부모 등을 중심으로 초소형 아파트를 찾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도 없고 대출도 어렵다 보니 어린 자녀가 있는 실수요자 중에서 집 크기를 확 줄이더라도 강남에 들어오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신혼부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집이) 작아도 강남’이라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수저 한 벌·이불 하나만 들고서라도 일단 강남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초소형 아파트 선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에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막힌 데다 대출 규제 기조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가 계속되면서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신혼부부·젊은 실수요자는 자연스레 초소형 매물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 초소형 매물은 초고가 주택 대비 세 부담도 적어 매매 시장에서 관심을 더욱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