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지 용도변경 때 개발 사업자가 부담하는 공공기여를 낮추고, 상업·업무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전환하기 쉽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도시계획 유연화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연구용역은 공공기여 체계를 재정립하고 적정한 이익환수 수준과 토지 용도 전환 수단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둔다. 수도권의 한정된 도심 부지를 주거용지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특혜 논란을 막고, 사업 추진이 가능한 환수 수준과 수단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으로 용적률 등이 높아질 때 개발 사업자가 공공시설·부지·현금 등으로 개발이익 일부를 내놓는 제도다. 현행 국토계획법은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등 용도지역 간 변경에 대해서는 부과 근거를 두고 있지만, 종상향이나 허용 용도 변경에 따른 기준은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다. 국토부는 수도권 지자체의 과거 공공기여 산정 사례와 애로사항을 살펴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도심 신규 택지 개발이 어렵고 정비사업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주거용지와 저밀 주거용지를 중·고밀 주거용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심 내 미착공 부지는 서울 약 100만㎡, 경기 15개 규제지역 75만㎡다. 용도지역이나 지구단위계획상 허용 용도를 바꾸면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곳이 있어 개발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다.
올해 1~8월 서울 주택 준공 물량은 2만 5630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 3만 1695가구보다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은 2만 679가구로 41% 늘었지만, 7월 착공 물량 6386가구가 전체의 30%를 차지해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 동안 주택 착공이 크게 줄었고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사업 여건을 조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7월 ‘상생발전형 사전협상플러스(+)’를 도입해 강북·서남권 11개 자치구에서 도시계획 변경으로 허용 용적률이 늘어날 경우 공공기여율을 기존 6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 비율을 높였다. 같은 달 강서구 가양동 옛 CJ공장 부지의 지식산업센터 부지를 공동주택 부지로 바꿔 약 96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재개발 사업에 적용하는 의무 임대 비율을 종전 12%에서 10%로 낮춘다고 고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4배인 최대 420%(기존 300%)까지 높이고, 공공기여 비율은 최대 15%로 제한했다.
국토부는 지자체·전문가 회의를 거쳐 적정 공공기여 수준을 정하고, 제도 정비 전까지 중앙·지방 협의체가 공공기여량을 검토하는 한시적 수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적정 수준의 이익환수를 전제로 주거용지 신속 전환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지역별 여건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공공기여 완화에 따른 개발이익 사유화·난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