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기간을 줄이기 위해 원형지 분양 검토를 지시했지만, 공공주택특별법에는 공급 근거 조항이 없다. 국토교통부와 LH는 공공택지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원형지 분양은 택지 조성이 끝나기 전 땅을 사업자에게 공급해 직접 개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LH가 땅을 조성한 뒤 건설사에 공급하고, 건설사가 다시 부지를 다지는 과정을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현장에서 공급 기간을 줄일 수 있다며 근본적인 검토를 주문했다.
도시개발법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산업입지법·새만금사업법에는 원형지 공급 근거가 있지만, 공공주택지구를 다루는 공공주택특별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다. 법 제32조는 조성된 토지의 공급을 규정하고 있어, 국토교통부는 원형지를 공급할 근거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택지에서는 아직 원형지 공급 사례가 없으며, 도입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 조항이 마련되면 도시개발법 규정을 준용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법은 원형지 면적을 구역 전체의 3분의 1 이내로 제한하며, 공급가는 감정가에 시행자가 설치한 기반시설 공사비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정한다. 원형지를 받은 사업자는 최장 10년 동안 땅을 되팔 수 없다.
공공택지를 LH가 직접 시행하는 정부 기조와의 조율도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LH가 직접 시행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직접 시행 원칙과 원형지 분양이 충돌할 수 있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택지 조성이나 아파트 착공이 진행된 기존 3기 신도시는 원형지 공급으로 줄일 공정이 남지 않아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인천 계양은 12월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1285가구가 입주하며, 3기 신도시 공공주택 12만 4000가구 중 올해 말까지 착공하는 물량은 3만 9000가구(31.5%)다. 보상 단계에 있는 기타 공공주택지구는 적용 가능성이 있지만, 조성 공사가 시작된 지구는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적용 후보지로는 서초 서리풀, 고양 대곡, 의왕 오전왕곡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2024년 11월 서울 서초 서리풀(2만 가구), 고양 대곡역세권(9400가구), 의왕 오전왕곡(1만 4000가구), 의정부 용현(7000가구) 등 약 5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발표하면서 필요하면 일부 원형지 공급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양 대곡과 의왕 오전왕곡은 지난달 22일 지구 지정을 마치고 지구계획을 수립 중이며, 주택 착공 목표는 2029년이다. 지반과 기반시설, 인허가 절차에 따라 기간 단축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업계는 정부와 LH의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