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제에 묶인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갭투자 차단 효과와 함께 전세 매물 감소와 외곽 지역 집값 상승 등 시장 왜곡을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가수요 유입을 억제했다고 평가했지만,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와 1주택 갈아타기 수요도 거래 장벽을 겪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14일 서울 자치구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전인 지난 4월 1만42건으로 늘었다가 5월 6867건으로 줄었다. 8월에는 3531건, 지난달에는 4127건을 기록했다. 거래 규제가 강화되며 주택 매수 움직임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됐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25개 자치구)과 경기 과천, 의왕, 하남, 성남 분당 등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기존 서울 강남·송파구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의 ‘잠삼대청’ 아파트 단지 등에 집중됐던 규제가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권으로 확대됐다. 강남 3구는 가격 부담과 대출 규제, 세제개편안 등이 맞물려 약세로 돌아섰으며, 5일 기준 강남(-0.34%)과 서초(-0.27%) 집값은 8월 둘째주 이후 9주 연속 하락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입하면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96% 상승했고, 성북(15.65%)과 노원(14.63%) 등 외곽 지역의 상승 폭이 컸다.
전세 매물 감소와 주거비 부담은 서울 외곽과 경기 비규제 지역의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0·15 대책 이후인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10.41% 올랐다고 밝혔다. 성북(16.51%), 서대문(14.40%), 강서(14.39%), 구로(13.69%) 등 외곽 지역의 상승 폭이 컸다. 대출을 활용해 매입할 수 있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다.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하자 정부는 6월 경기 용인 기흥구와 화성 동탄구, 구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와 주택 교체 수요까지 위축되고, 주거 이동과 거래 자율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