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주택 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업 추진 구조를 바꾸는 데, 국민의힘은 소유자의 거래와 재산권 제한을 완화하는 데 각각 초점을 맞췄다.
국회에 발의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6건은 정비사업 지연 해소와 조합장 전문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여야는 조합 운영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천준호·김남근 의원안은 재개발 조합 설립에 필요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는 내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시흥1구역의 동의율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69.84%였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합 설립에 필요한 추가 동의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김남근 의원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때 필요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도 3분의 2에서 60%로 낮추도록 했다. 안태준 의원안은 정비구역 지정이 늦어져 사업에 중대한 차질이 우려되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남근 의원안에는 공사비 내역서 미제출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도 담겼다. 서류 제출 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뿐 아니라 징역형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시공사는 선정 후 90일 안에 내역서를 확정해야 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조합원 자격 제한과 전매제한 등 소유자의 거래 규정 완화에 무게를 뒀다. 현행법상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주택을 산 사람은 원칙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없다. 김재섭 의원안은 재건축의 제한 시점을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로 늦추고, 무주택기간이 5년 이상인 매수자를 예외로 인정하도록 했다.
조은희 의원안은 정비사업에서 2주택을 분양받은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인 1주택에 적용되는 3년 전매제한의 기산점을 이전고시일에서 준공인가일로 앞당기도록 했다. 준공 이후 이전고시까지 시간이 걸리면 재산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조합장 선임 방식에서도 방안이 달랐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안은 조합 요청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가 전문성을 갖춘 조합원 가운데 조합장 후보를 복수 추천하도록 했다. 민주당 김남근 의원안은 재개발에 한해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를 조합장으로 선임할 수 있게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는 재개발이 재건축과 달리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인 만큼 재산권 제한의 강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토교통부도 반대 주민의 의견 반영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