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예고 없이 정상회담을 열었다. 교착돼 있던 양국 현안 협의가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대미 투자 협상에서는 투자 방식과 사업성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혀 큰 틀의 합의점을 마련했다. 조선 협력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현안도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는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대미 투자 협상에서 합의점 마련
청와대는 23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사업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투자 방식과 사업성을 놓고 이견이 이어져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고, 다른 한미 현안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던 데에도 대미 투자 협상의 불확실성이 작용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미 투자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합의에 가까워지면서 이날 오전에야 회담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미 투자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정했다. 미국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도 후속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가 대미 투자 발표와 관련해 두 정상이 큰 틀을 보고받았고, 큰 틀은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세부 내용은 협상팀이 더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협상 진전으로 안보 논의도 이어져
청와대는 대미 투자 협의가 진전된 만큼 다른 한미 현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안보 협력 협의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이 사안이 양국 정상 차원에서 직접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체 사안의 구상을 설명했고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을 들은 뒤 후속 협의를 진행하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 협력에 의욕을 보이며 후속 논의를 서두르자는 뜻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군함 10척 건조와 관련한 후속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서 후속 협의…호르무즈 파병은 논의 안 해
양국은 조선 협력과 원자력 협정, 핵잠수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현안을 진전시키기 위한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후속 협의는 조만간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 협정과 핵잠수함 관련 논의는 그동안 진전이 더뎠다.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군사 목적의 핵물질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서는 미국과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요청해온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러 현안을 다루느라 관련 논의가 없었고 양측에서 별도로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11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이애미에서 함께 골프를 치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눴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언급했던 골프 회동도 다시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