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고가·중저가 가격 격차가 8개월 연속 줄었지만, 고가 아파트의 하락보다 중저가 아파트의 빠른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서울 진입을 원하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9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28배였다. 1월 6.92배를 기록한 뒤 2월부터 8개월 연속 낮아졌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가를 하위 20% 평균가로 나눈 값으로, 낮아질수록 가격 격차가 줄었다는 의미다.
중저가 아파트 상승폭, 고가의 약 5배
9월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 5292만 원으로 전월보다 2.13% 올랐다. 1월의 5억 84만 원과 비교하면 10.39% 상승했다. 2분위 평균 가격도 한 달 사이 2.07% 올랐다. 반면 5분위 평균 가격은 8월 34억 5998만 원에서 9월 34억 7456만 원으로 0.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대출 제한이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정부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 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 15억~25억 원은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제한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가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중저가 아파트로 향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지역·면적별로도 엇갈린 상승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정릉풍림아이원 전용 59㎡는 9월 5억 9800만 원에 거래됐다. 3월 신고가격인 5억 1500만 원보다 8300만 원 높다. 반면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9월 50억 원에 거래돼 5월 최고가인 56억 원을 밑돌았다.
지역별 매매가격지수에서 강남구는 9월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31%, 0.70% 상승했으나 서울 평균 상승률인 1.13%에는 못 미쳤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는 2.32%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중랑구 2.20%, 도봉구 1.95%, 성북구 1.93%, 강북구 1.90%가 뒤를 이었다.
면적별로는 소형 아파트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서울 전용 60㎡ 이하 아파트 가격은 9월 전월 대비 1.60% 상승한 반면, 전용 135㎡ 초과 대형은 0.21%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저가 아파트의 빠른 가격 상승으로 고가·저가 간 격차는 줄었지만, 서울에 진입하려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