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하는 컨소시엄을 꺼리는 조합이 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단일 브랜드로 가치를 높이고, 컨소시엄보다 조합의 요구를 반영하기 쉽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구 목동4단지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현장설명회를 30일 열 예정이다. 조합은 입찰 조건에 공동참여, 즉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관심을 보이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목동4단지는 기존 1382가구를 최고 49층, 2436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컨소시엄 구성이 가능할 정도의 규모지만, 김상윤 조합장은 건설사들의 공동 참여가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목동4단지 외에도 목동 14개 단지 대부분이 컨소시엄에 제한을 두고 시공사를 확정했거나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울 송파구 마천1구역 조합도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공동도급을 금지하고 시공자의 최상위 브랜드인 하이엔드 브랜드 참여를 명시했다. 공사비는 1조8000억원 규모다. 지난 21일 열린 첫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만 참석해 유찰됐으며, 2차 현장설명회는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이다.
조합은 다른 건설사의 추가 참여를 바라고 있지만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마천4구역 시공권을 이미 확보한 현대건설은 마천1·5구역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세 구역 모두에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 조합들이 컨소시엄보다 단일 건설사 시공을 선호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단일 아파트 브랜드가 주택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인식과 함께, 공동 시공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져 시공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배경으로 꼽힌다.
건설사에는 컨소시엄이 위험 부담을 낮추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와 가락시영아파트(헬리오시티) 등 5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대부분 컨소시엄 형태로 정비사업이 진행됐다. 오래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잠실주공5단지와 은마아파트도 둘 이상의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재건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조합의 입장을 받아들여 단독 입찰에 나서면서 컨소시엄은 드문 형태가 됐다. 중랑구 면목7구역은 SK에코플랜트·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강남구 압구정5구역에서는 현대건설·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이 계약을 추진 중이며, 노원구 상계3구역에서는 포스코이앤씨·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유력하다.
상계3구역 조합은 사업성 등을 고려해 컨소시엄 구성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