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과 공공기여 관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한다. 국가유산 주변이나 고도지구처럼 높이 제한을 받는 곳은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 부담을 줄이고, 공원·녹지 등 필수시설을 기부채납하면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9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이 규제를 받는 재건축 단지의 공공기여 기준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고도·경관지구나 국가유산 주변처럼 종상향하더라도 높이 제한으로 법적상한용적률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는 곳이 대상이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면 법적상한용적률은 300%에서 500%로 높아진다. 다만 높이 규제로 실제 개발 가능한 용적률이 400%에 그치는 경우 공공기여율을 10%에서 5%로 낮춘다. 종상향으로 실제 늘어난 용적률이 절반인 만큼 공공기여도 절반만 적용하는 방식이다.
구릉지와 도시자연공원·학교시설 주변도 신속통합기획 과정에서 높이 제한을 받는다고 인정되면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종로 등 도심 문화재 밀집지역과 남산 주변, 북한산·아차산 주변, 구릉지가 많은 성북·서대문 등 강북권 재건축 단지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원·녹지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설치가 필요하거나 도시계획 관련 위원회가 필요성을 인정한 시설을 기부채납하는 정비사업에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확대된다. 현재는 시설을 제공해 추가 용적률을 받을 수 있어도 기본계획상 상한용적률에 막혀 인센티브를 모두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서울시는 이런 경우 해당 용도지역의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적용하도록 기준을 바꿀 계획이다. 재개발에는 현황용적률이나 사업성 보정계수 등을 적용할 때 법적상한용적률까지 허용하는 예외 규정이 있으며, 여기에 필수시설 기부채납을 추가한다. 재건축에는 같은 내용의 규정을 새로 마련한다.
노원구 월계삼호4차와 중계그린이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힌다. 두 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상한용적률에 막혀 기부채납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
노원구 시뮬레이션에서는 변경안이 확정될 경우 월계삼호4차의 용적률은 약 10%포인트, 중계그린은 약 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늘어난 용적률을 일반분양 물량으로 활용하면 조합 수입이 증가해 분담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변경안에는 신속통합기획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공공기여율을 추가로 낮추는 내용도 담겼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여유가 있는 단지에서 용적률을 5~10%포인트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결코 작은 효과가 아니다”며 “숨은 규제를 하나씩 걷어내는 시장 친화적 제도 개선”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등 절차를 거쳐 변경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