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4차 e편한세상 전용 84㎡가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더헤리티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달 신도림4차 e편한세상 거래가는 18억9000만원으로, 철산자이더헤리티지의 7월 신고가 19억20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 집값이 경기보다 비싸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과거 서울 외곽 자치구보다 평균 가격이 낮았던 경기 광명·의왕·화성의 아파트값이 구로·중랑·도봉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신축 대단지 공급, 정비사업 기대감, 교통 개선 등으로 주거 경쟁력을 갖춘 경기 지역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REPS가 분석한 서울·경기 아파트 가구당 평균가격 자료에 따르면, 9월 28일 기준 광명·의왕·화성의 평균가격은 각각 구로·중랑·도봉보다 높았다. 이들 경기 지역은 지난해 10월에는 비교 대상인 서울 외곽 자치구보다 평균가격이 낮았다.
광명시와 구로구는 맞닿아 있어 가격 역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월 구로구의 가구당 평균 아파트 가격은 8억980만원으로 광명시의 7억9540만원보다 1440만원 높았다. 올해 9월에는 광명시가 9억4785만원, 구로구가 9억823만원으로, 광명시가 3961만원 앞섰다.
업계에서는 철산동·광명동 일대 정비사업에 따른 신축 아파트 입주가 늘면서 광명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본다. 월곶-판교선(월판선)과 GTX-D 노선 등 교통 호재도 주거 선호도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일부 지역에 신축 대단지가 공급되면서 평균 집값을 올리는 모수가 늘었고, 신축에 따른 풍선효과로 주변의 연식 5~10년 아파트 가격도 오른 영향”이라며 “공급이 적었던 서울 외곽과 비교해 광명시의 높은 분양가와 입주 프리미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왕시는 월곶-판교선(월판선), 인덕원-동탄선(인동선), GTX-C 노선 등 광역교통망 개선 기대감에 집값이 오르며 서울 중랑구보다 높은 평균 시세를 형성했다. 지난해 10월 의왕시 가구당 평균가격은 7억686만원으로 중랑구의 7억794만원보다 108만원 낮았다. 올해 9월에는 의왕시가 7억8572만원, 중랑구가 7억7245만원으로 의왕시가 1327만원 높았다.
화성시 아파트값은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사내대출 확대와 성과급 지급 등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며 도봉구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화성시 가구당 평균가격은 5억8272만원으로 도봉구의 5억9929만원보다 낮았다. 화성시는 올해 3월 평균가격이 6억82만원으로 6억원을 넘었고, 7월에는 6억3539만원으로 도봉구의 6억3325만원을 앞질렀다. 9월 기준 두 지역의 가격 차이는 1010만원으로, 7월의 214만원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교통망 확충으로 경기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신축 대단지와 주거 인프라를 갖춘 곳이 서울 외곽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이 재건축과 함께 ‘준강남’으로 평가받는 것처럼 서울과 가깝고 교통 여건이 개선된 곳이 늘고 있다”며 “특히 화성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고소득자의 직주근접 수요를 충족하는 곳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는 신축 공급이 부족한 외곽보다 반도체 특수나 고분양가로 공급된 신축이 주변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라며 “앞으로는 서남권 준공업지역의 정비사업 확대 등에 따라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