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9월 수출액이 사상 처음 1천200억달러를 넘어섰다. 1~9월 누적 수출액도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돌며 처음으로 8천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9.9%를 차지했고, 무역수지는 500억달러에 근접했다.
산업통상부는 1일 9월 수출액이 1천209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 수출액이 1천2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며, 지난 6월 기록한 1천2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105% 늘어난 56억3천만달러로 처음 50억달러를 웃돌았다.
1~9월 누적 수출액은 8천145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 7천93억달러를 넘어섰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유력하다며, 남은 3개월 중 두 달가량 1천억달러 수출을 이어가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600억달러 돌파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62.8% 늘어 처음 600억달러를 넘었다. 3개월 연속 4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한 뒤 상승 폭을 키웠으며, 종전 월간 최대치는 8월의 467억달러였다. 메모리 수요와 수출 물량이 늘고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DDR5 16Gb 가격은 지난 5월 37.5달러에서 9월 48.0달러로, 낸드 128Gb는 26.5달러에서 30.6달러로 올랐다.
컴퓨터 수출은 에이전틱 AI 확산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증가로 435.3% 늘었다. 수출액은 70억달러로 월간 기준 최대였다. 무선통신기기는 갤럭시 Z8 시리즈와 S26 울트라 등 프리미엄 모델 판매 호조, 아이폰 부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21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23.4% 늘며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 수출도 23% 증가했다. 석유제품은 72억2천만달러로 72.0%, 석유화학은 39억5천만달러로 5.1%, 선박은 37억6천만달러로 29.9% 늘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1개 품목의 수출액이 증가했다. 철강은 미국 관세와 EU 수입쿼터 등 규제 강화에도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보합세를 보였다. 수출액은 22억4천만달러로 3.3%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추석 연휴 시점 이동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고차 수출 부진으로 5.5% 감소했고, 농수산식품도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7% 줄었다. 화장품은 중국·미국·아세안·EU 등에서 고르게 증가해 15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31.4%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중국·미국 수출 증가…무역흑자 498억달러
지역별로는 9개 지역 가운데 6개 지역의 수출이 늘었다. 중국 수출은 122.7% 증가한 260억1천만달러, 미국 수출은 137.0% 증가한 243억3천만달러였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석유제품·선박 등이 고르게 증가해 212억9천만달러를 기록, 처음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9월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26.0% 증가한 710억9천만달러였다. 에너지 수입은 129억6천만달러로 38.0%, 반도체 장비 수입은 34억4천만달러로 50.8%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498억5천만달러 흑자로 처음 400억달러를 넘어서며 500억달러에 가까워졌다.
1~9월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2천52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27억달러 늘었다. 8월 흑자 347억5천만달러와 9월 흑자를 합치면 지난해 연간 흑자 774억달러를 웃돈다. 강 실장은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3천600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반도체 수출 상승세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9월까지 반도체 수출액 3천403억달러를 고려할 때 연간 실적이 5천억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실적을 우리 산업과 기업의 역량을 보여준 성과라고 평가했다. 대외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남은 4분기에도 수출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