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제개편 이후 강남권 매물이 늘고 가격이 조정되면서, 경기도 거주자들이 강남권 주택을 매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매물 증가와 가격 하락을 상급지 갈아타기의 기회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 반포 재건축 아파트 매입한 경기도 거주자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79㎡는 지난 5일 41억5000만원에 9층 거래됐다. 지난 2월 기록한 신고가 47억5000만원(8층)보다 6억원 낮은 금액이다.
법원 등기소 자료상 매수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거주자다. 별도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주거지를 처분하고 반포로 옮긴 갈아타기일 가능성이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미도1차 전용 84㎡도 지난 8월 40억1500만원에 12층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최고가인 41억8000만원(12층)보다 1억5000만원 넘게 낮다. 매수자는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거주자로, 주택 처분 자금과 일부 대출, 보유 현금으로 급매물을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급매를 활용한 자산가의 매수 사례도 나왔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전용 112㎡는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거주자인 90년대생이 전액 현금으로 매수했다. 거래가는 38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40억원보다 1억5000만원 낮았다.
은행권 자산관리 상담 전문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는 위축된 지 오래”라면서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나오는 급매를 기회로 갈아타거나 자녀를 위한 매입을 상담하는 이들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세 부담 커지며 강남권 매물 증가」
갈아타기 거래의 배경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확정에 따른 세 부담 증가와 급매물 출현이 있다.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시가 35억~4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도록 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체계도 바꿔 실제 거주 기간을 공제 계산에 반영하는 등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의 공제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강남권에서는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과 양도소득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39㎡를 15억5000만원에 급매로 내놓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면적은 지난 5월 신고가 18억원을 기록해, 이번 호가는 2억5000만원 이상 낮다.
초고가·비거주 주택을 겨냥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매물은 증가했다.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2387건으로, 개편안 발표일인 지난달 3일 6만409건보다 약 7주 만에 1만1978건(19.8%) 늘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의 증가세는 더 두드러졌다. 이 기간 강남3구 아파트 매물은 5701건(25.7%) 늘어 서울 전체 증가분의 47.6%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24.4%, 서초구는 27.3%, 송파구는 25.5% 증가했다. 세 지역 모두 서울 전체 매물 증가율 19.8%를 웃돌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급매물 출현이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라는 표현만 보고 강남 집값 전체가 단기간에 10억원 폭락했다고 해석하면 시장을 잘못 볼 수 있다”며 “일률적인 하락이라기보다 초고가 주택과 세금 부담이 큰 매물부터 가격 조정 압력이 강해지는 과정에 가깝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