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정부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민간 정비사업을 지연시키고 이주 수요를 집중시킬 수 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주가 몰리면 전월세 시장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주택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간담회에서 박원순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로 발생한 43만호의 공급 공백을 메우고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2031년까지 연평균 5만호의 아파트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시장은 정부가 서울시의 공급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공급 물량이 3만~4만호 수준일 때와 달리 서울시가 평년보다 많은 공급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의 이주까지 더해지면 공급 시기와 이주가 겹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정부와 관련 문제를 논의하거나 협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특정 자치구와 권역에 이주가 집중되는 점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시기 조정을 관리하는 단지 기준을 현행 2000세대 이상에서 1000세대 이상으로 변경해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재개발 구역 거주자들의 80%가 다가구·다세대주택으로 이주한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비아파트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주대란은 서울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자체의 협조 부족으로 정비사업이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창신9·10구역은 법정 동의 요건을 갖췄지만 사업시행자 지정고시가 미뤄지고 있다. 명 실장은 구청장의 의향에 따라 사업 지연이 발생할 수 있지만 서울시의 감독 권한만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백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389곳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대상에서 제외된 구역이 전체의 약 57%라며, 정비사업 착공 물량이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호 수준으로 줄어 공급 기반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민선 8·9기 동안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단축, 현장 공정관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선 8기에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과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을 시행했고, 2022년에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을 도입했다. 정비구역 지정은 20212025년 172곳으로, 이전 5년인 20162020년의 77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사업 단계별 지연 요인을 해소해 2031년 31만 호 공급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