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 수급대상을 노인 소득 하위 70%로 정하는 현행 방식에서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기준별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장기 개편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회 연금특위와 논의할 계획이다.
내년 정부안에는 노인층의 반발 우려와 사회적 합의 부족 등을 고려해 선정기준 개편을 담지 않았다. 대신 현행 하위 70% 수급체계를 유지하면서 지급액을 차등화한다. 하위 30%의 기준연금액은 월 35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올리고, 3045%는 35만9000원으로 인상하며, 4570%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
정부는 앞서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90%로 바꾼 뒤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노인 인구 중 일정 비율을 정하는 대신 소득기준을 적용하는 구상으로, 당시 중위소득 80%를 단순 적용하면 수급 범위는 하위 63%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내년 안에서는 수급범위를 줄이는 방안보다 저소득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데 무게를 뒀다.
정부는 지원 범위를 조정해 재정 지출 증가 속도를 늦추고, 빈곤 노인에게 재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장기 개편을 논의한다.
기준중위소득 연계 배경
현행 방식에서는 노인의 소득·재산이 높아져도 하위 70%를 수급대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선정기준액이 함께 오른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수급자 수도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단독가구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 원으로,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의 96.3% 수준이다. 기준중위소득은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을 바탕으로 정부가 정하는 복지사업 기준선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시뮬레이션에서 2024년 기준 노인빈곤율 **35.87%**에 내년 정부안을 적용하면 **35.57%**로 낮아졌다. 감소 폭은 0.3%포인트다. 반면 기준중위소득을 활용해 저소득층 급여를 강화하는 별도 대안에서는 빈곤율이 **34.46%**로 낮아져 감소 폭이 1.41%포인트로 나타났다.
김도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내년 개혁안에 장기 방향성이 부족하고 상위층 급여 감액도 재정 측면에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준중위소득 100%로 바꾸면 2028~2030년께부터 수급자가 줄어들 수 있으며, 절감 재원을 급여 인상에 활용하면 노인빈곤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노인 70%를 정하는 방식에서 소득기준으로 전환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베이비붐 세대의 소득과 노후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대상 규모를 5년간 유지하고, 노인 중간층의 소득 개선 정도를 살펴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소득인정액 산정과 생계급여 문제
기초연금 수급 여부는 소득과 재산을 반영한 소득인정액으로 판단한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정 방식이 느슨하면 기준중위소득 기준을 강화해도 부유한 노인이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며, 소득·재산 평가를 정비한 뒤 기준중위소득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인 빈곤을 평가할 때 자산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초연금 인상이 최빈곤층의 실제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극빈층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만큼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가 감액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중위소득 결정과 가계금융복지조사상 중위소득의 격차,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연금의 관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기준중위소득을 적용한 여러 시나리오와 재정추계를 마련했으며,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장기 개편 정부안을 구체화하고 국회 연금특위와 협의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