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 고가 재건축과 비강남권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3 세제개편안의 영향을 받은 30억 원 이상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직전 거래보다 4억~5억 원 낮은 가격에 매매되는 사례가 나온 반면, 마포·용산·동작 등 한강변과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는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세제·대출 규제가 강남 고가 재건축 가격을 누르면서 지역 간 가격 차이도 빠르게 좁혀지는 흐름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보면 이달 들어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 압구정 현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등 강남권 주요 고가 재건축 단지에서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크게 낮아진 매매가 이어졌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9㎡는 이달 2일 30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일 거래가인 33억 4000만 원보다 3억 2000만 원 낮다. 개포주공7단지 전용 83.7㎡는 이달 22일 35억 원에 팔려 두 달 전 거래보다 3억 3000만 원 내렸다. 개포주공6단지 전용 83㎡도 이달 19일 34억 원에 거래돼 1월 직전 최고가 38억 9500만 원보다 5억 원 가까이 하락했다.
압구정 일대의 가격 조정도 두드러졌다. 압구정3구역에 포함된 현대5차 전용 82㎡는 이달 7일 10층이 51억 원에 거래됐다. 올해 2월 실거래가 61억 원보다 10억 원 낮은 가격이다. 1구역 미성2차 전용 118.63㎡도 같은 날 52억 원에 매매돼 3월 거래가 62억 5000만 원보다 10억 원 넘게 떨어졌다.
반면 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북 한강벨트의 20억 원대 대단지 아파트는 신고가를 새로 쓰거나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마포구 신수동 마포아이파크포레 전용 59㎡는 이달 21억 45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는 26억 원에 거래돼 종전 신고가를 지켰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도 이달 19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9억 원을 넘었다.
용산구 강변삼성스위트 전용 84㎡는 이달 19일 21억 원에 거래돼 지난해 17억 원 선에서 오른 시세를 유지했다. 성동구 옥수파크힐스 전용 59㎡는 이달 2일 24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신고가 24억 3000만 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10억 원대로 접근할 수 있는 서울 외곽 재건축 단지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49㎡는 이달 17일 7억 8000만 원에 거래돼 4월보다 1억 3000만 원 올랐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전용 59㎡는 9억 1800만 원,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 전용 84㎡는 11억 9500만 원에 각각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지역별 흐름의 차이가 확인됐다. 8·3 세제개편안 이후 지난주까지 7주 동안 동북권 아파트 매매가는 2.49% 상승했지만 동남권은 약 0.49% 하락했다. 누적 변동률 격차는 3%포인트에 육박했다. 동남권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달 31일 이후 강북권과 동남권의 주간 변동률 차이는 4주 연속 0.45~0.49%포인트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며, 지난주에는 상승률 격차가 0.49%포인트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세제개편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곽 지역에 대해서는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임차시장 불안이 실수요자의 신고가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며, 전세 매물이 늘지 않는 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상승해 역대 최장 상승 기간과 같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올랐다.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진 85주 상승과 같은 기록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최근 줄어드는 추세다.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8월 마지막 주 0.22%, 9월 첫째 주 0.20%, 둘째 주 0.16%, 셋째 주 0.13%로 4주 연속 축소됐다. 강남 3구는 하락폭이 커졌고 서대문구 등 비강남권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아파트값은 0.23% 올라 전주 0.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수원 영통구가 1.09% 상승했고 수원 권선구 0.66%, 용인 기흥구 0.48%, 화성 동탄구 0.45% 등 반도체 벨트 지역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