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사전청약을 진행한 공공주택의 약 70%가 본청약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본청약을 마친 단지의 입주 시기도 평균 15.5개월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닥공’(닥치고 공급)을 내세워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입주 예정 시기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이후 사전청약을 받은 수도권 공공주택 99개 블록 중 70곳(70.7%)에서 본청약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본청약은 평균 12.8개월 늦어졌다.
본청약 지연은 입주 일정에도 영향을 줬다. 본청약을 마친 59개 단지의 입주 시기는 평균 15.5개월 연기됐으며, 이 중 35개 단지는 입주가 1년 넘게 밀렸다.
‘성남복정2 A1’은 2021년 10월 사전청약 당시 입주 예정 시기를 지난해 10월로 안내했다. 이후 본청약이 올해 8월로 미뤄지면서 입주 예정 시기는 2030년 5월로 55개월 늦춰졌다. ‘남양주왕숙2 A3’도 사전청약 당시 올해 말 입주 예정이었지만, 지난 4월 본청약 단계에서 2030년 5월로 입주 시기가 41개월 연기돼 논란이 됐다.
국토교통부는 이주·철거와 인허가 절차 지연, 기반시설 이설, 연약지반 처리, 문화재 조사, 착공 지연 등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의왕월암A3 단지는 공급 과정에서 법정보호종인 맹꽁이가 발견돼 입주 예정 시기가 올해 1월에서 2028년 4월로 27개월 늦춰졌다.
본청약과 입주 일정이 거듭 늦어지면서 사전청약 당첨자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입주 시기에 맞춰 자금 조달과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을 계획했지만, 입주가 수년씩 미뤄져 주거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전청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는 2024년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는 조치를 내놨다.
정 의원은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속도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가를 믿고 내 집 마련을 준비한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주거 불안을 겪고 있다”며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 문화재 조사 등 단계별 지연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공급 시기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