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면서 확보할 주식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약 8억달러(1조706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미래에셋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5일부터 10일까지 국내 투자자 청약을 받아 총 7억9천541만5천달러(786건)의 증거금을 접수했다. 개인전문투자자는 4억2천956만달러(714건), 기관투자자는 2억8천985만달러(25건), 법인전문투자자는 7천600만5천달러(47건)를 청약했다. 개인전문투자자의 1인당 평균 청약금액은 약 60만달러였고, 최대 청약금액은 300만달러였다. 기관투자자의 최대 청약금액은 7천768만5천달러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 개시 시점에 자사가 확보할 물량을 알지 못했고, 대표주관사로부터 최종 배정 결과를 6월 12일에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청약은 미래에셋증권이 한국 투자자를 위한 별도 물량인 ‘한국 트랜치’ 개설을 주관사 측에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월 11일과 13일 두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이후 한국 트랜치 개설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글로벌 주관사단과 협의한 뒤 국내에서는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심사운영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6월 1일 이사회에서 인수단 참여를 최종 결정했다. 국내 청약을 제안하고 내부 절차를 마쳤지만, 청약 당시에는 국내 투자자에게 배정될 최종 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청약이 끝난 뒤 6월 12일 오전 10시께 미래에셋증권은 대표주관사로부터 3억1천만달러 규모의 인수물량을 통보받았다. 같은 날 오후 7시께 공시된 최종 투자설명서에는 인수물량 231만4천815주가 기재됐다. 다만 이 물량은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회사로서 책임지는 물량이며, 국내 투자자에게 최종 배정되는 주식과는 구분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최종 투자설명서 공시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8시께 배정 물량이 0주라는 통보를 받았다. 국내 투자자에게 돌아간 주식은 없었고, 미래에셋증권은 이튿날인 13일 오전 2시께 청약증거금 전액을 반환했다. 제출 자료에는 투자자 증거금이 평균 5.3일간 예치됐다고 기재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설명서와 청약신청서 등에 최종적으로 주식이 배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최종 미배정 통보 직후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항의하고 사유를 문의했으며, 골드만삭스는 공모주 판매에 관한 재량과 내부 판단 등에 따라 배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1차 청약이 시작된 6월 5일부터 미래에셋증권 현장점검에 착수했지만, 이후 6월 8일 2차 청약도 진행됐다. 박성훈 의원실은 금융감독원이 당시 확보 물량 미확정 사실을 파악했는지, 투자자 보호조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의원은 미래에셋증권이 확보 물량을 모르는 상태에서 고객 자금을 받았고 금융감독원이 현장점검을 시작한 뒤에도 2차 청약이 진행됐다며, 증권사의 청약 절차와 금융당국의 감독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에 빈틈이 없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