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해 종전 최장 기록을 넘어섰다. 이번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은 과거 최장 상승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강남권과 용산구가 하락한 반면 비강남권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평균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넘는 자치구가 5년 사이 5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전월세 시장 불안과 대출 한도 등이 맞물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9월 넷째 주(9월 2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6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종전 기록인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의 85주를 넘어섰다. 누적 상승률은 직전 주 기준 17.47%였고, 이번 주 변동률을 반영하면 17.58%다. 종전 상승기의 누적 상승률 7.68%보다 2배 이상 높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8월 24일 0.29%에서 이번 주 0.09%까지 5주 연속 줄었다. **강남구(-0.56%)·서초구(-0.33%)·송파구(-0.19%)**가 하락했고, 용산구(-0.01%)도 22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서대문구는 0.41%,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각각 0.36%, 노원구는 0.34%, 강북구는 0.31%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 평균 상승률은 0.24%로, 강남 11개 구의 -0.04%와 대조됐다.
부동산114 집계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넘는 자치구는 2021년 말 강남·서초·송파·용산·광진 등 5곳이었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성동·마포·양천·영등포·강동·동작·중구·종로가 추가돼 모두 13곳으로 증가했다. 성동구 평균가격은 20억2028만원으로 20억원을 넘어섰고, 광진구는 19억5934만원까지 올랐다. 관악구(10억116만원)와 은평구(10억173만원), 성북구(10억1399만원)는 평균가격이 10억원을 웃돌았다.
동작구에서는 거래 가격대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지난해 8월 거래 중 10억원 이상 15억원 미만이 46.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 8월에는 15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이 41.8%로 가장 많았다. 15억원 이상 거래 비중은 31.2%에서 54.1%로 높아졌다. 사당동 삼성래미안 전용 84.97㎡는 지난해 8월 13억1000만원에서 올해 8월 16억1000만원으로 거래됐고, 신대방동 보라매자이더포레스트 전용 84.75㎡는 같은 기간 15억5500만원에서 19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면서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바뀐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에 적용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전체로 넓어지면서 실거주 요건 적용 범위가 커졌고, 전월세난 속에 매수를 선택하는 실수요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비강남권에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대출 규제도 수요 이동의 요인으로 꼽혔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15억원을 넘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서울의 입주 물량 부족과 불안한 전월세 시장으로 임대료를 내기보다 집을 사려는 ‘생존매수’가 늘었으며,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중저가 주택에 매수세가 붙어 중위·평균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7억375만원으로, 2021년 말 13억6506만원보다 3억3869만원(24.8%) 높다. 당시 가격에 미치지 못한 자치구는 노원·도봉·강북·금천·중랑 등 5곳이다. 중랑은 당시 가격의 99.4%, 노원은 95.8%, 강북은 95.2%, 금천은 94.4%까지 따라붙었으며 도봉은 87.7%였다. 평균가격이 15억원에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도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가 지난해 말 12억원대에서 올해 7월 15억원, 8월 15억27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비강남권 매수자 가운데 대출을 이용하는 실수요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며, 금리 부담이 커지면 최근 가파르게 오른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