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에 당첨되고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쟁률 32대 1에도 계약 포기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양천구 오피스텔 ‘목동윤슬자이’는 최고 32.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잔여 물량이 발생했다.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 타입에서 계약 포기 사례가 여러 건 확인됐다. 분양 관계자는 “자금력 때문에 계약을 포기한 사례도 있지만 세대원들이 복수로 청약을 신청해 당첨됐거나 배정된 세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 포기한 경우도 파악됐다”며 “잔여세대 중 일반평형은 얼마 남지 않았고 상당수는 고가인 복층 대형평형이다. 추석 연휴가 지난 뒤 10월 초까지는 완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서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59.5%로, 7월 68.1%보다 8.6%포인트 낮아졌다. 수도권은 85.4%에서 80.8%로 4.6%포인트, 서울은 90.5%에서 82%로 8.5%포인트 하락했다. 미입주 이유로는 잔금대출 미확보가 3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취급 기준이 까다로워진 데다 실거주 의무와 세제 개편까지 겹쳐, 전세를 놓아 잔금을 마련하는 방식도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8·13 공급대책에서 신축 아파트 중도금과 잔금대출을 가계부채 용량 목표와 분리해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고분양가 단지는 미달, 상대적 저가 단지엔 수요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고분양가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곳에 청약 수요가 향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역 인근 ‘더샵 분당하이스트’는 특별공급에서 이른바 ‘국민평형’인 전용 84㎡ 일부 타입의 신청자가 모집 가구 수에 미치지 못했다.
전용 66㎡A형은 5.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84㎡B형과 84㎡F형은 접수 건수가 모집 가구 수보다 적었다. 공급금액은 84㎡ 최고 29억8100만원, 66㎡ 21억6300만원, 74㎡ 23억5200만~24억200만원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 부담이 낮은 타입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분양가가 8억원대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브라운스톤 월곡센트럴’은 지난 9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1.9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통장 가입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7월 기준 가입자는 2577만명으로 4년 전보다 282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인 1~7월 청약통장 해지액은 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