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8월부터 빠르게 약화하면서 거래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 속에서도 집값 상승이 이어진 가운데 단기 급등 피로감과 정부의 8.3 세제개편안, 금리 인상 우려 등이 매수심리를 누른 요인으로 꼽힌다.
3일 KB국민은행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 시계열 자료를 보면 9월 28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71.7로 전주보다 3.5p 하락했다. 7월 중순 89.2까지 올랐던 지수는 두 달 만에 17.5p 낮아졌다. 중개업소 설문으로 산출하는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이며, 100을 넘으면 매수 수요가 매도보다 많다는 뜻이다.
하락세는 강남권에서 두드러졌다. 강남 11개구 지수는 7월 중순 82.1에서 9월 말 64.4로 떨어졌다. ‘매수자가 많다’는 응답도 7월까지 10%를 웃돌다가 8월 첫째 주 9.88%, 9월 마지막 주 7.6%로 감소했다. 강북 14개구 지수는 7월 중순 97.2까지 상승했으나 지난주 79.9로 하락했다.
실제 거래도 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활발지수는 13.0이었고, 중개업소의 87.7%가 거래 상황을 ‘한산하다’고 답했다. ‘활발하다’는 응답은 0.8%였다. 7월까지 20선을 오가던 강북 14개구 지수도 지난주 15.2로 내려갔다.
가격 상승 폭도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7월 중순 0.34%에서 9월 28일 0.16%로 낮아졌다. 강남 11개구는 7월 0.27%에서 9월 말 0.07%로 줄어 보합권에 가까워졌고, 강북 14개구는 지난주 0.26%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의 0.43%보다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 109.7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으나 오름세는 완만해졌다.
전문가들은 1년째 이어지는 강력한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 인상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매수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봤다. 고가 주택 보유세를 늘리고 장기보유자 세제 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8.3 세제개편안도 강남권 고가 재건축 아파트에 영향을 줘 매수자들이 관망하게 된 원인으로 거론됐다.
전월세난으로 15억 원 이하 아파트 수요는 여전히 높다는 현장 의견도 있지만, 강남 고가 주택 가격이 꺾이면서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매수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매수하기보다 기다리는 편이 더 낮은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