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의 지역별 격차가 집값을 넘어 인구 이동과 일자리, 생활 인프라의 차이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주택 가격은 지역의 변화가 반영된 지표이며, 주거 수요는 일자리와 교육·교통·의료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는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에서는 새 아파트를 지어도 입주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난다. 거주지를 고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집뿐 아니라 일자리, 교육 환경, 교통과 의료 인프라 등을 함께 고려한다. 주택은 이런 선택이 누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서울에는 기업과 일자리, 대학, 대형 병원, 문화시설이 집중돼 청년층과 새로운 가구가 모인다. 가구가 늘면 주택 수요가 커지고, 주택 가격 상승은 건설업과 상권에 영향을 미쳐 도시의 매력을 높이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가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가구 수와 소비가 줄고 상권이 위축된다. 학교·병원·대중교통 등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 주거 환경이 나빠지고, 남은 젊은 세대가 다시 지역을 떠날 수 있다. 사람이 떠난 뒤에 집값이 하락하는 것뿐 아니라, 인구 유출 전망이 주택 가격에 먼저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만큼이나 거래가 끊기는 상황이 문제로 꼽힌다.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주택을 현금화하기 어려워지고, 미분양을 단순히 공급 과잉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 수요가 부족한 곳에 공급을 더하는 방식은 해결책이 되기 어렵고,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적절한 시점과 장소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지역을 서울과 지방으로만 나누기도 어렵다.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처럼 일자리와 학군, 인프라를 갖춘 지방 거점 지역에는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도권 외곽이라도 인프라가 취약한 곳은 인구 이탈과 수요 위축을 겪을 수 있어, 생활권의 경쟁력이 시장을 가르는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 안에서도 교통망과 학군, 신축 여부, 직주근접성에 따라 지역별 주택 가격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지역 간 가격 격차는 주택 보유 가구의 자산과 금융 여력 차이로 이어지고, 상속·증여나 자녀 세대의 주거 지원에도 영향을 준다.
서울에는 주택 공급이 시급한 반면, 지방에는 빈집을 채울 수요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방에 기업이 들어서고 청년이 정착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주택 시장에도 수요가 형성될 수 있다. 서울 역시 높은 집값과 가계부채,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을 받지만, 주택을 사려는 대기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지방의 수요 여건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을 살필 때는 가격뿐 아니라 지역의 일자리와 인구 이동, 기업과 학교의 경쟁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주택 시장의 흐름은 사람이 모이는지 떠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