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 보증금을 입주자의 소득·자산 수준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변 시세에 따라 보증금을 정하는 현행 방식에서 입주자의 부담 능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관련 연구기관과 전문가, 교수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연내 개선 방향을 정리할 예정이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보증금을 책정하고, 최장 20년 거주를 지원하는 제도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장기전세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지난달 모집한 제8차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 공고에서는 청담르엘과 래미안대치팰리스가 각각 59㎡에 11억7000만원, 래미안원펜타스가 59㎡에 11억4660만원으로 책정됐다. 7개 단지 약 90세대의 보증금이 10억원을 넘었고, 래미안퍼스티지 84㎡는 13억8840만원이었다.
반면 미리내집 입주 자격의 자산 기준은 보증금 수준과 차이가 있다. 60㎡ 이하 주택 신청자는 월평균 소득이 704만원 이하여야 하며, 총자산액은 6억62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소득 기준은 아이 없는 2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의 120%를 적용한다. 보증금과 자격 기준의 간격으로 대출이나 별도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지만,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돼 부담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장기전세주택 공급이 이어지면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도 공공임대주택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득이나 자산 여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입주자가 보증금을 더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보증금과 자산 기준을 현실에 맞게 살펴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도입 방식과 적용 대상은 추가 논의를 거쳐 정해진다. 서울시는 주변 시세의 80% 이내에서 보증금을 책정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입주자의 부담 능력을 반영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공공임대주택의 보증금 산정 사례도 살펴보되, 국가별 주택시장과 제도가 달라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뮬레이션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이어가며, 보증금 산정 방식 변경이 실제 공급가격과 주변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