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 때 공동참여(컨소시엄)를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공사 간 경쟁을 유도해 유리한 사업 조건을 얻고,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단지명에 적용하려는 취지다. 반면 대단지 사업에서는 자금 조달과 사업 리스크 분산에 컨소시엄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일 시공사 선호하는 조합들
양천구 목동4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1일 입찰 공고에서 공동참여를 금지했다. 이 단지의 공사비는 3.3㎡당 1010만원으로 책정돼 목동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겼다. 목동 6·8·10·12·13단지도 입찰 공고에 컨소시엄 불가 방침을 담았고, 성수1~4지구도 공동참여를 제한했다. 올해 시공사를 선정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의 주요 정비사업장 대부분이 컨소시엄 입찰을 막았다.
조합들은 경쟁 구도 형성에 불리하다는 점을 컨소시엄 배제 이유로 든다. 컨소시엄 사업은 여러 회사가 참여해 특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단지명에 적용하기 어렵고, 별도 단지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여러 시공사와 공사비를 협상하고 하자를 처리해야 해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입주민의 협상력이 분산되고 시공사 간 이해관계가 달라 하자 대응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사업은 컨소시엄 허용하기도
사업 규모가 크거나 사업성이 낮은 곳에서는 컨소시엄을 허용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 구리 수택2구역 재개발은 7000가구가 넘는 수도권 최대 규모 정비사업으로 꼽히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컨소시엄으로 시공을 맡았다. 중구 신당10구역 조합은 처음에는 컨소시엄을 제한했으나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자 방침을 바꿨고, 지난해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건설업계는 컨소시엄이 자금 조달 등에서 위험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건이 어렵거나 규제로 이주비 마련이 쉽지 않을 때 유리할 수 있고, 대형 사업에서는 인력과 자원을 빠르게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주 경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컨소시엄을 꺼리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압구정5구역에서는 현대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이 각각 아파트와 상가를 나눠 시공하는 방식으로 수주했다. 일부 조합원은 이를 두고 사실상 컨소시엄이라고 반발했다.
